"그린수소 최적 생산하려면 해상풍력발전소 옆에 부유식 플랫폼을"

황지현 한국에너지공대 교수, 싱가포르 국제 학회서 제안
독일 프라운호퍼, 린데, HD한국조선해양 등과 공동 개발

[신안=뉴시스] 전남 신안 해상풍력 발전기. (사진=전남도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나주=뉴시스] 이창우 기자 = 해상풍력발전소 이용률을 높이고 그린수소를 싼 가격에 생산하려면 해상풍력발전소 인근 바다 위에 '연안 부유식 그린수소 플랫폼'을 건설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는 제안이 나왔다.

황지현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KENTECH) 교수는 7일 싱가포르 엑스포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스산업 컨퍼런스 '가스텍(GASTECH) 2023'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황 교수는 HD한국조선해양과 공동 논문을 발표하면서 "해상풍력발전소 이용률을 높이려면 바로 옆에 그린수소 플랫폼을 지어 잉여 전기로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연안 부유식 그린수소 플랫폼은 조선소에서 모듈을 만들고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지을 수 있어서 육지 신축 대비 큰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그린수소 플랫폼에서 생산한 수소를 액화해 인근 육지의 수요처까지 배로 싣고 가면 운송비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황 교수는 "신안 해상풍력발전소 옆에 연안 부유식 그린수소 플랫폼을 지으면 주변 섬 지역의 전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잉여 전기로 생산한 그린수소를 광양의 철강공장, 여수 석유화학공장 등지에 공급할 수 있고, 연안 그린수소 플랫폼을 제주도 등 다른 지역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상풍력발전소 인근에 그린수소 플랫폼을 지을 경우엔 토지 수용 관련 민원도 발생하지 않고 육지에 비해 법적 규제도 덜하다"면서 "국제해사기구(IMC)가 규제를 강화하면 선박 연료가 그린수소로 바뀌고 연안 그린수소 플랫폼이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켄텍은 지난 5월 '부유식 그린수소 액화 플랫폼 기술' 공동 개발을 위해 독일 린데, 미국 ABS, 영국 ITM파워, HD한국조선해양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켄텍 황 교수가 이끄는 팀이 현재 HD한국조선해양과 함께 프로젝트를 총괄 중인 가운데 '연안 부유식 그린수소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전남도는 2030년까지 신안군 임자도 30㎞ 해상에 8.2기가와트(GW) 규모 해상풍력단지를 건설키로 하는 등 '그린수소 에너지 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황 교수의 제안은 이 프로젝트의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앞서 켄텍은 지난해 9월 독일 프라운호퍼와 협약을 맺고 나주에 '켄텍-프라운호퍼 수소에너지 FIP 연구소'를 설립해 수소에너지 기술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프라운호퍼는 최근 이 연구소의 1차 년도 연구 성과에 대해 평가 점수 '우수'를 부여하고 "1차 년도 성과 중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우수하다"고 호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연구소는 프라운호퍼가 처음으로 해외에 설립한 수소 분야 공동연구소다.

'켄텍-프라운호퍼 수소에너지 FIP 연구소'는 그동안 유엔 산하 GGGI(Global Green Growth Institute·세계녹색성장기구)와 함께 아세안 3국의 수소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함께 제안했고, 국제공동연구와 인프라 구축 사업을 함께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한종희 켄텍 수소에너지연구소장은 "켄텍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수소 분야 FIP(프라운호퍼가 해외 대학 또는 비영리단체와 함께 운영하는 연구소)를 유치했고, 올해는 독일 린데와 아시아 대학으로는 처음 협약을 맺고 공동연구를 하는 등 국내 수소에너지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cw@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