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태영호, 이재명 항의 방문 소란···“또 찾아올 것”
이 대표 지지자도 격앙 “네가 올 자리 아냐”
여당 의원 첫 공식 방문했다가 결국 끌려나가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7일 단식 8일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찾아가 전날 민주당 의원들이 자신을 향해 ‘쓰레기’라고 비난한 것에 대한 항의 성명서를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이 태 의원을 막아서면서 소란이 일었다.
태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국회 대정부질문이 열린 본회의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저를 향해 ‘북한에서 온 쓰레기’ ‘빨갱이’ ‘공산당 부역자’라고 막말 인신공격을 가했다”면서 “국회의원이 동료 국회의원에게 ‘쓰레기’라 하는 것을 이재명 대표는 지켜볼 것인가”라고 말했다. 태 의원은 이 대표에게 자신에게 ‘쓰레기’라고 말한 박영순 민주당 의원을 출당시키고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라고 촉구했다.
태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이 대표가 단식 중인 국회 본청 앞 천막을 찾아갔다. 단식 중인 이 대표를 공식 방문한 여당 의원은 태 의원이 처음이다. 그러나 이 대표의 지지자들이 태 의원을 둘러싸고 “네가 올 자리가 아니다”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오느냐”고 항의했다. 태 의원은 “일정 공지하고 왔다. 대표님을 만나서 (성명서를) 전달하겠다”고 맞섰다. 약 5분간의 실랑이 끝에 이 대표가 태 의원을 만나겠다는 의사를 표하면서 태 의원은 천막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태 의원은 이 대표에게 “보고받으셨는지 모르겠는데 어제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의원님들이 제가 대정부질의하는 도중 저를 향해 막말을 넘어선 원색적인 말을 했다”고 항의했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이 “단식투쟁 안 하고 있는 박광온 원내대표에게 말씀하시고, 여기에선 인사만 하고 가시라”라고 말리자 태 의원은 “대표님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나에게 몇 분 동안 ‘북한에서 온 쓰레기’라고 외친 박영순 의원을 당에서 출당시키고, 책임지고 국회의원직을 박탈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의 비난 목소리가 높아지자 결국 태 의원은 민주당 관계자들에 의해 끌려 나왔다.
태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표님께서 어제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걸 알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고, 국회의원직 박탈은 원내대표나 사무총장이 아닌 당 대표의 결정 사항이기에 찾아왔다”면서 “(원하는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오늘같이 등 떠밀려 나오더라도 또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태 의원의 항의 방문이 무례하다고 비판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단식을 하고 있는 야당 대표를 찾아와 난동을 부리는 태영호 의원의 후안무치함에 할 말을 잃을 지경”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박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야당을 대하는 방식 역시 태 의원이 벌인 행패와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단식하고 있는 야당 대표를 찾아가 항의하는 태 의원이 수구 유튜버보다 나은 게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썼다.
태 의원은 이날 항의 방문 이후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면담했다. 윤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태 의원에게 더이상 단식 천막에 방문하지 못하도록 요구했다”면서 “본인의 항의의 뜻이 이미 전달이 됐고 잘못한 부분은 당 차원에서 윤리위원회 제소를 통한 절차를 진행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309061759001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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