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2030, "실효성 있는 금융 교육·정책·상품 필요"

김지영 2023. 9. 7. 14: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30 청년 중 60% 대출경험 有…학자금·임차비 부담 떠안아
"금융권 새 바람 토큰증권, 혁신금융서비스 제도 마중물 역할 기대"
"주거 임차비용 마련으로 퇴직연금 중도 인출 막아야" 목소리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좀처럼 안정되지 않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2030 청년들도 학자금, 임차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청년들은 금융교육의 부재, 부족한 금융상품으로 현실적인 도움을 얻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공감하며 실효성 있는 금융 교육과 조속한 제도 도입, 다양한 금융상품으로 2030 세대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한국금융 2030 청년, 금융을 말하다'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날 자리는 2030 청년들이 느끼는 금융의 벽이 무엇인지, 금융정책의 현실성과 방향성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7일 오전 서울 국회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한국금융 2030청년, 금융을 말하다' 세미나가 개최돼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지영 기자]

청년재단이 2030 청년 208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청년 10명 중 6명은 대출 경험이 있었으며 현재 대출금이 있는 청년 중 30%는 1000만원~5000만원 사이의 대출금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출 사유로는 학자금, 전월세 임차비, 생활비, 주택담보대출, 자기 계발 관련 비용 순이었다.

특히 무리한 대출 경험이 있는 청년 100명 중 50명은 주식에 투자하고 있었으며 투자 상품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나, 투자 결과는 대부분 불만족스러운 경향을 보였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청년들은 △실효성 있는 금융 교육 신설 △채무조정제도 확대 △불법 대출 관리·감독 강화 동반 △자산 형성을 돕는 다양한 금융상품 등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토큰 증권 시장 개화, 금융 혁신 위해선 규율규제 갖춰져야

지난 2월 금융당국은 토큰 증권 가이드라인을 발표, 투자계약증권과 같은 비정형적 증권의 발행을 허용했다. 이를 통해 기업은 무형자산을 기초로 한 자금조달, 유틸리티를 결합한 증권 발행해 자금조달을 할 수 있게 됐다.

김종완 미래에셋증권 디지털자산TF 선임매니저는 이를 주목하며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투자 기회를 일반 투자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금융의 저변이 확대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고 생각한다"며 "금융업에 부는 새로운 바람은 청년들에겐 새로운 기회"라고 봤다.

또한 테크 기업에 뒤처졌던 금융 기업들이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면서 그에 걸맞은 젊은 인재에 대한 수요도 증가, 구인난을 해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선임매니저는 건강한 금융 혁신이 이뤄지기 위해선 규율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그는 "혁신금융서비스 제도는 디지털자산 산업과 전통 규율체계의 사이에서 교두보 역할을 함으로써 토큰 증권이 안착될 수 있도록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자본 시장에 진출하려면 혁신금융서비스 제도가 필요하고, 증권사들도 토큰 증권을 안정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도 특례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프라 기술을 도입하려면 증권에 맞는 기술 표준 정의와 선제적인 개발, 오랜 기간의 투자가 필요하다"며 "관련 법규가 완비되기 전에 이해관계를 미리 조율하고 표준화해 금융 패러다임의 성공적인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혁신금융서비스 제도가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퇴직연금에 대한 이해도 부족…담보대출·세제 혜택 필요

연금을 길게 납입해야 하는 청년세대에서 퇴직연금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고 중도 해지하는 사례도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은 매년 약 15%씩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며 7년 사이에 2.6배가 증가했다. 그러나 이 중 원리금보장상품이 88.7%를 차지해 미국, 호주 등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지나치게 저조했다.

퇴직연금 제도 도입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미국의 경우 연금 백만장자가 43만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퇴직연금 투자 노하우를 공개하거나, 투자 과정을 SNS에 게재하는 것이 유행할 정도로 청년들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 청년들이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이유로는 △낮은 인지도 △금융상품 교육 부재 △퇴직연금 담보대출 상품 저조 등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윤미 NH투자증권 과장은 "미국에서 퇴직연금이 보편화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담보대출 서비스가 아닐까 싶다"며 "퇴직연금을 담보로 한 대출이 활성화돼있으므로 중도 인출하지 않고 잔고 유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30대 청년 중 퇴직연금을 해약하는 경우 대다수가 주택구입이나 주거 임차비용으로 중도 인출하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서 과장은 "연금저축 담보대출은 현재 금융기관에서 높은 금리로 시행 중이므로 저리 대출 정책 시행이 필요하다"며 "퇴직연금 담보대출은 현재 시행하고 있는 금융기관이 1개뿐이며 그마저도 유명무실하다.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한 그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연금 수령 시 훨씬 많은 생활비가 필요할 2030들에게 저축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중·장년층에게 확대해줬던 세액공제 한도를 2030 세대들을 위한 추가 세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