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쓰레기 발언 사과하라”…이재명 “한때 공산당이었던 분”

[레이더P]
野박영순 “북에서 온 쓰레기”
태영호, 이재명 찾아가 항의성명
“탈당시키고 의원직 박탈하라”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가운데)이 7일 단식 투쟁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국회 앞 천막에서 조정식 사무총장 등 의원들의 요구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태 의원은 전날 본회의장 야당 의원들의 발언에 항의하기 위해 이재명 대표를 찾았다. [연합뉴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전날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자신을 향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인신공격성 발언과 관련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항의성명을 전달했다.

태 의원은 6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안보·통일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영호 통일부 장관을 상대로 질의하며 북한인권법 상 운영해야 할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7년째 미루고 있는 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그를 향해 “쓰레기”, “빨갱이” 등의 발언을 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에 태 의원은 다음날인 7일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 의원들이 나를 향해 ‘북한에서 온 쓰레기’, ‘빨갱이’, ‘공산당 부역자’라고 막말 인신공격을 가했다. 특히 박영순 의원은 한두 번도 아니고 몇 분 동안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네’라며 북한 김정은 정권이 저에게 한 욕설을 그대로 했다”고 설명했다.

태 의원은 이어 “죽기를 각오하고 대한민국에 자유를 찾으러 온 나를 ‘쓰레기’라고 한 박 의원은 동료 의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내팽개쳤다”며 “내가 대정부질의에서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하지 않고 있는 민주당을 비판하며 ‘이런 게 바로 공산 전체주의에 맹종하는 것’이라고 한 게 뭐가 틀렸나 민주당은 답하라”고 날을 세웠다.

태 의원은 박 의원의 의원직 박탈까지 요구했다. “유치원에서도 아이가 친구에게 ‘쓰레기’라고 하면 그 부모들도 ‘그런 말 하면 안 돼’라고 가르친다. 그런데 국회의원이 동료 의원에게 ‘쓰레기’라 하는 것을 이재명 대표는 지켜만 볼 것인가”라며 “민주당은 박영순을 당에서 출당시키고 국회의원 자격을 박탈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오전 태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단식을 하고 있는 국회 앞 농성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태 의원이 이날 단식 현장 앞에 나타나자 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 등이 그를 저지했고 취재진까지 몰려 혼란한 상황이 벌어졌다. 김원이 의원은 “쇼하지 말고 얼른 가라”며 신체 접촉이 벌어지자 태 의원은 “손대지 말라”고 맞섰다.

천막 안에서 이를 지켜보던 이 대표는 “그냥 놔두라”며 태 의원을 천막 안으로 들어오도록 했다. 그러면서 “한때 공산당에 입당했다는 이유로 홍범도 장군(흉상)을 학대하는데 한때 공산당이었던…(태 의원이) 어떻게”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 의원은 이 대표 옆에 앉자 “민주당 의원들이 제게 ‘북한에서 온 쓰레기’ 같은 막말을 했다”며 “어떻게 이런 말을 본회의장에서 할 수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제게 소리친 박영순 의원을 가만두면 안 된다”며 “대표께서 책임지고 출당시키고, 의원직을 박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에 태 의원의 항의 방문은 3분 남짓 만에 끝났다. 태 의원의 말을 듣고만 있던 이 대표는 그가 떠나자 “본인은 엄청 억울했던가 보지”라고 혼잣말을 하기도 했다.

태 의원은 이 대표 방문 후 농성장 옆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는 “대한민국 국회에서, 유튜버도 아니고 본회의장에서 이런 말이 다수당 의원들에게서 집단적으로 나오는 정치 현실이 참담하다”며 “철 지난 색깔론, 원색적인 발언, 빨갱이론을 걷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하는 조치(박영순 의원 의원직 박탈)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계속 찾아오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계속 찾아오겠다. 등 떠밀려 나오더라도 다시 오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