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의사 절반 '코로나19 백신접종 정보 혼란스러웠다'"
전문가 "백신 보도 후 걱정·불안 많아…백신 관련 정책 투명·신뢰도 높여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의사와 일반 국민 중 절반 가까이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정보가 달라 혼란스러웠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에 따라 미래 감염병 발생 때는 이런 혼란을 줄이기 위한 백신 정보 제공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KAMJ)는 7일 서울 중구 YWCA 4층 대강당에서 '코로나19 경험과 넥스트 팬데믹 대응 전략' 심포지엄을 열고 전국 19세 이상∼70세 미만 남녀 1천63명과 의사 167명(개원의 104명, 감염내과 전문의 63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대중과 전문가 인식 조사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의뢰해 이뤄진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일반인의 51.6%, 의사의 56.9%가 '코로나19 백신 정보가 달라 혼란스러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코로나19 백신 관련 정보가 신뢰가 가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일반인 47.6%, 의사 46.1%로 높은 편이었다. 일반인 중에는 기저질환자(57.8%)와 면역저하자(61.9%)에서 이런 응답 비율이 높았다.
다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팬데믹 종식에 기여했는지에 대해서는 일반인의 64.9%, 감염내과 전문의의 84.1%가 공감해 다소간의 인식차를 보였다. '코로나19 증상이 가벼웠던 것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덕분'이라는 항목에 대해서도 일반인(54.2%)보다 감염내과 전문의(81%)의 공감도가 훨씬 높았다.
전반적인 백신 정보의 혼란에도 전문의들 상당수는 백신 접종이 가지는 효과를 높이 평가했지만,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런 정보 혼란이 백신 효과에 대한 신뢰도마저 떨어뜨린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백신 접종을 했는데도 코로나에 감염돼 백신 접종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일반인 32.3% vs 감염내과 전문의 7.9%), '코로나 이상 반응을 고려했을 때 백신을 접종하는 것보다 접종하지 않는 것이 더 안전하다'(일반인 25.5% vs 감염내과 전문의 7.9%) 등의 항목에서도 인식차는 뚜렷했다.
개원의와 감염내과 전문의 간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인식 격차도 확인됐다.
코로나19 백신의 효과에 대한 정보의 충분 정도 및 본인의 이해 수준에 대해 '충분한 편' 또는 '높은 편'이라는 응답이 개원의(23.1%, 43.3%)보다 감염내과 전문의(50.8%, 76.2%)가 훨씬 높았다. 또 코로나19 백신 이상 반응을 걱정하는 비율도 개원의(53.8%)가 감염내과 전문의(28.6%)를 상회했다.
협회는 "이런 분석 결과는 의료현장에서 환자에게 백신 접종을 보다 많이 시행하는 개원의들에게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정보가 원활하게 전달돼야 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언론보도와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낮은 점도 드러났다.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관련 언론보도의 신뢰 정도에 대해 일반인 35.7%, 의사 16.2%만 '신뢰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또 '이상 반응 피해사례' 보도에 대해서도 일반인의 36.5%, 의사의 14.4%만이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감염내과 전문의의 응답만 보면 언론 보도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60.3%에 달했다.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정책에 대해서도 '신뢰하는 편'이라는 응답이 일반인 39.7%로 의사 46.7%에 그쳤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정확한 백신 관련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대안 마련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는 "그동안의 분석 결과로 볼 때 코로나19 초기에 국민들은 예방접종에 수용적이었다가 점차 부정적으로 변화한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하지만 이런 대중의 반응은 무조건적인 '백신 거부'라기보다 백신 관련 정책의 투명성과 신뢰성 등 책무성을 향한 비판과 요구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천대 길병원 정재훈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 보도를 접한 후 걱정과 불안을 느끼는 경우 많다"면서 "언론인이 백신 등 과학적 사실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하고,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전달하는 역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한감염학회 김남중 이사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올해 초 코로나19 확진자 18만7천명을 분석한 결과, 전 연령대에서 미접종자, 2차 접종자, 부스터 접종자보다 2가 백신 접종자의 중증화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난 게 과학적인 사실"이라며 "코로나19 백신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방어 전략 중 하나고, 미래 김염병에도 백신 전략은 간과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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