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 통장만 425개'…도박자금 세탁해 수천억 '꿀꺽'한 일당 검거

부산CBS 김혜민 기자 2023. 9. 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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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도박사이트에서 거래되는 도박 자금을 관리·세탁해주며 수천억 원이 넘는 수수료를 챙긴 일당이 경찰에 적발했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도박 개장과 금융거래법위반 혐의로 24명을 붙잡아 총책 A(20대·남)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A씨 일당은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대포통장을 사들여 전국 64개 도박사이트에 제공하고, 입금된 도박자금을 관리, 세탁해주면서 4천억 원이 넘는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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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 도박자금 세탁한 일당 24명 검거
대포통장 사들여 도박사이트에 제공·도박 자금 관리해준 혐의
압수수색 대응 등 행동강령도 만들어 숙지
경기도 일산의 한 사무실 압수수색 현장 사진. 부산경찰청 제공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거래되는 도박 자금을 관리·세탁해주며 수천억 원이 넘는 수수료를 챙긴 일당이 경찰에 적발했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도박 개장과 금융거래법위반 혐의로 24명을 붙잡아 총책 A(20대·남)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또 이들 일당에게 대포통장을 판매한 명의자 77명을 전자금융거래법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A씨 일당은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대포통장을 사들여 전국 64개 도박사이트에 제공하고, 입금된 도박자금을 관리, 세탁해주면서 4천억 원이 넘는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전국에 36개 지부를 꾸려 지부별로 계좌 모집책, 도박사이트 연락책, 지부 관리자 등 4~7명의 조직원을 두고 체계적으로 조직을 운영해왔다. 조직 구성원 대부분은 20대 초반이었으며, 총책 A씨를 중심으로 주변 인력을 모으는 방식으로 조직원을 모집해왔다.

이들은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자금 세탁 매뉴얼, 압수수색 시 대응방안 등의 행동강령을 만들어 공유하는가 하면, 각 지부에 대포폰과 컴퓨터 등의 시설을 갖추고 1~2개월마다 원룸, 아파트 등으로 사무실을 옮겨 다녔다.

도박사이트 입금 계좌를 하루에도 수차례 바꿨는데, 이들이 계좌 세탁에 활용한 대포 통장만 425개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포 계좌를 이용하다 거래가 차단되면 이를 전담하는 사고처리반을 통해 도박업자에게 해당 금액을 먼저 입금한 후 은행 업무를 대신 봐주는 등 뒷수습을 해주면서 도박업계에서 신뢰를 얻어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자금 세탁을 의뢰한 도박사이트. 부산경찰청 제공

 
경찰은 이들 일당의 범죄 수익 가운데 8억 3천만원에 대해 몰수 결정을 받았다. 추가로 빼돌린 수익에 대해서도 추적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가상화페에 투입돼 있어 범죄 수익 전액을 몰수하는 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범죄에 활용된 계좌 대부분은 비대면으로 쉽게 개설이 가능한 모바일 전용 은행이였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은 금융당국에 개좌 개설 시 생체 인식 등 절차를 거치는 등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한편, 불법 도박사이트를 통한 도박 행위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포통장 유통과 자금세탁 범죄에 엄정히 대응할 계획이며, 타인에게 통장을 제공하는 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니 주의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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