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내고, 늦게 받고” 가난한 노인 늘어날 판에, 애는 무슨.. ‘연금 개혁’ 논란만

제주방송 김지훈 2023. 9. 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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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대체율 50%까지 인상해야” 주장도
“노후 더 빈곤해질 상황.. 저출산 부추겨”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평가 긴급 토론
재정계산위, 2048년까지 68세 상향안 제시
소득 공백 반발 잇따라..정년 조정 촉구


국민연금 수급연령을 점진적으로 68세까지 늘리는 연금개혁 방안 제시에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행 법정 정년이 유지될 경우 연금을 받기 이전에 소득이 없는 이른바 ‘소득 크레바스’ 기간이 3년 더 늘어날 상황에서 뚜렷한 소득 보완 대책이 없는 탓입니다.

결국 현행 60세까지인 법적 정년을 늘리지 않는 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인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만 심화될 것이라는데서 우려를 더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상 정년 연장 논의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화살은 정부로 쏠립니다. 사실상 60세 이상 생산가능인구를 늘리기 위한 장려금 등 예산 지원 폭을 확대하는 양상이지만, 그만큼 시장 자체적으로 수용 역량을 키우는 방안도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 자문기구인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재정계산위)의 공청회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도대체 앞으로 얼마나 받게 될 지, 소득대체율 논의가 빠진 탓인데 가뜩이나 노인빈곤율이 높은 상황에서 소득대체율(생애평균소득 대비 연금수령액)을 올려 노후소득을 보장하는 방안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그런 방안의 하나로 조세를 투입해 소득대체율을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최근 정부 자문기구인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가 ‘소득대체율 유지’를 권고하기도 했지만, 사실상 이와는 반대되는 의견인 셈입니다. 또한 현 근로소득에만 부과되는 보험료를 기업과 재산 소득까지 넓혀 부과하는 방안도 제시됐습니다.


앞서 6일 김성주·서영석·한정애 민주당 의원과 강은미 정의당 의원 주최로 열린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평가 긴급 토론회’에선 “재정계산위의 연금개혁안이 재정 안정 만 강조했다”면서 보고서를 둘러싼 혹평이 쏟아졌습니다. 민주노총·참여연대·한국노총 등 단체로 구성된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이 공동 주최로 참여한 토론회는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사회로 진행됐습니다.

지난 1일 공청회에서 재정계산위가 공개한 보고서엔 소득대체율 관련 내용이 빠져 있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보험료율을 12%, 15%, 18%로 단계적으로 올리면서 연금 수급개시 연령을 66세, 67세, 68세까지 상향 조정하고 기금투자 수익률 0.5%p, 1.0%p로 제고하는 등 18개의 조합 가능한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데서 마무리됐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국민연금이 갖는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목적이 퇴색됐다는 비판이 계속 이어지는 실정입니다.

당초 소득대체율 인상안이 빠진 국민연금 개혁안에 반발해 재정계산위 위원직을 사퇴한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발제자로 참석해 재정계산위 위원 구성의 문제부터 따졌습니다. 남 교수는 재정계산위 위원 15명 중 중립적 입장을 요구받는 정부 측 위원 등을 제외하면 9명 중 6명이 ‘재정안정론자’라며 ‘보장성 강화론자’는 2명으로 위원 구성이 편향적이고, 결국 소득대체율 인상이나 보험료 외 재원 동원 방안이 배제됐다고 추정했습니다. 사실상 ‘재정안정론’의 시나리오만 포함된 내용으로 구성됐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습니다.


남 교수는 “OECD 회원국의 공적연금 소득대체율 평균이 임금 가입자 기준으로 42.2%인 반면 한국은 31.2% 수준”이라면서 “소득대체율을 50%까지 올리면 OECD 평균과 근접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나아가 상당수 국민들이 국민연금을 노후준비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소득대체율을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발제에 나선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도 재정계산위의 부정적인 전제부터 따졌습니다.

정 교수는 “재정계산위가 보험료율 인상 전제로 삼은 초저출산과 인구 감소가 ‘결정된 미래’가 아닐 수 있다”면서 “보험료율 인상보다 저출산 대책에 국가가 의지를 갖고 예산을 더 투입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민연금이 노후소득 보장만이 아니라, 저출산 문제 해결 등에 기여하는 공적연금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결국 이후 세대에까지 미칠 영향도 우려했습니다.

정 교수는 “노후가 빈곤한 부모세대를 보면서 자신의 노후 역시 빈곤할 것이란 생각이 들 것”이라면서 “국가가 노후 빈곤을 보장해준다고 하지 않는다면,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고령화가 심화되면 생산성과 자본 축적이 낮아질 것이란 전제 역시도 특별한 근거 없는 가정”이라며 “암울한 미래 전망에만 근거해 보험료율 대폭 인상을 제안하고 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인구 50%가 노인이라고 하는데, 이를 미래 노동자들에게만 부과시키는 건 맞지 않다”면서 “조세 투입 등을 감안해 부담을 분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소득대체율을 올리려면 반드시 보험료율을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니”라며 조세를 투입하거나 국민연금을 적립식이 아닌 ‘부과’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도 대안이라고 제안했습니다.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가 근로소득에 부과되고, 근로소득에 상한이 있어 상한까지의 근로소득에만 부과된다면서 때문에 기업·재산 소득에도 보험료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고령인구가 많아지고 이들 가운데 고소득, 고자산 계층이 많아지는 만큼 이들의 기여도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국회 차원에서도 노후소득 보장을 포함한 연금개혁안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단지 국민연금 개혁이 계산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운영에 초점을 맞춘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노후 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재정계산위 보고서가 ‘더 내고 덜 받는’ 수준에 그쳤다면서, 조속히 연금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세대에 대한 노후 소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보건복지부 산하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가 지난 1일 제도 개선안 밑그림을 발표하면서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비롯해 곳곳에서 소득대체율이 빠진 것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데, 지급(수급) 개시 연령 상향도 개혁안 마련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됩니다.

국민연금공단 등에 따르면 올해 만 63세인 수급 개시 연령은 2028년에 64세, 2033년에 65세가 됩니다. 재정계산위는 2093년까지 적립 기금을 유지하는 방안으로 수급 개시 연령을 2048년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재정계산위 방식을 적용할 경우 5년마다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연령이 한 살씩 올라가 2038년 66세, 2043년 67세, 2048년 68세가 됩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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