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퇴한다니 아킬레스건 끊어...한국인 속한 中 피싱 조직 적발

경찰, 중국 칭다오에 근거 둔 중국 내 보이스피싱 조직 적발
68명한테서 27억 뜯어…중국인 3명, 한국인 13명 등 16명 검거

중국 내 보이스 피싱 조직을 탈퇴하려던 한국인 조직원이 폭행을 당해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중상을 입었다. 이 조직원은 부상 치료를 위해 국내로 들어왔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최근 중국 칭다오시에 근거지를 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 조직 중국인 총책 P(38)씨 등 16명을 검거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보이스피싱 조직에 소속된 중국인 3명과 한국인 13명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검사와 검찰 수사관을 사칭해 피해자를 협박하는 등의 수법으로 68명한테서 모두 27억원을 뜯어낸 혐의(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 사기)를 받는다.

중국인 총책 P씨는 지난해 12월 중국 칭다오시에 사무실을 마련한 뒤, 조직원을 한 명씩 끌어들였다.

검찰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피해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한국인 피의자 일부를 적발해 지난달 초 국내에 거주하는 3명(구속 2명)을 검거한 뒤, 검찰에 넘겼다.

이들을 통해 중국 내 사무실 위치를 알아낸 경찰은 조직원 정보를 중국 공안에 제공하면서 국제 공조를 요청했다. 중국 공안은 지난달 24일 칭다오 사무실에서 P씨와 조직원 12명을 검거했다.

P씨 등 중국인 조직원은 지난 6월 김모(29·구속)씨가 중국 현지에서 조직을 탈퇴하려 한다는 이유로 둔기로 폭행했다. 그로 인해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중상을 입은 김씨는 치료를 받으려고 국내에 입국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수사망을 피하려고 해외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을 집중 수사 중이다. 이번 사건을 포함해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중국, 필리핀, 태국 등지에서 11개 조직의 조직원 42명을 검거했고, 이 중 19명을 구속했다. 이들한테서 419명이 피해를 봤고 그 규모는 157억3000만원에 달한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