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 투모로우' 박영수 "고종의 춤, 꽃밭 훑는 느낌으로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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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로바틱 체조가 특기라 몸 쓰는 동작에는 자신감이 있어요. 무대에서 백 텀블링도 한 적 있고 지난해 '차미'에선 발차기를 보여드렸어요."
특히 '곤 투모로우' 중 고종의 고독한 처지를 독무와 노래로 표현한 넘버 '나를 버린 내 그림자'에서는 그의 장점이 십분 드러난다.
"'몰입'이라는 책에서 부정적인 생각에 몰입해 스트레스가 쌓이면 편두통을 느낀다는 대목을 발견하고 고종의 상황에 접목했죠. 고종이라면 나라의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두통을 겪지 않을까 생각하고 편두통을 느끼는 부분을 넣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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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얼굴'서도 고종 역 맡아…"맞는 옷처럼 느껴지는 배역"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아크로바틱 체조가 특기라 몸 쓰는 동작에는 자신감이 있어요. 무대에서 백 텀블링도 한 적 있고 지난해 '차미'에선 발차기를 보여드렸어요."
뮤지컬 배우 박영수(41)에게 춤은 무대에서 관객과 소통하는 또 하나의 언어다.
최근 종연한 '라흐 헤스트'에서는 화가 김환기 역으로 출연해 아내 김향안과 발을 맞추며 다정함과 사랑을 표현했다. 지난달 10일 개막한 '곤 투모로우'에서는 입지를 잃은 왕 고종을 맡아 하늘하늘 흔들리는 춤사위로 무력감과 쓸쓸함을 전했다.
특히 '곤 투모로우' 중 고종의 고독한 처지를 독무와 노래로 표현한 넘버 '나를 버린 내 그림자'에서는 그의 장점이 십분 드러난다. 180㎝가 넘는 훤칠한 키로 유연하게 몸을 활용하며 무대를 채운다.
5일 서울 대학로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해당 장면에 대해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자 작품의 명장면"이라며 "꽃밭에서 꽃을 하나씩 훑는다는 느낌으로 움직임을 선보인다. 왕의 자리에서 느끼는 구속을 뚫고 나가고 싶다는 욕망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장점인 신체 표현을 지금보다 발전시키고 싶은 욕심은 없지만, 꾸준한 운동으로 신체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그는 "나이가 들어 몸으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없게 되면 서글픈 마음이 들 것 같다"며 "몸은 70세까지 성장한다는 이야기를 책에서 봤다. 운동과 관리로 끊임없이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영수는 2003년 뮤지컬 '들풀'로 데뷔해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2009년 서울예술단에 입단한 뒤 '윤동주, 달을 쏘다'의 윤동주 역으로 이름을 알렸고 '마리 퀴리', '더데빌' 등에 출연했다.
배우 개인적으로는 고종으로 출연한 경험이 많아 고종 역이 '자신에게 맞는 옷'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그는 2013년 초연한 '잃어버린 얼굴 1895'에서 고종으로 10년째 출연 중이며, '곤 투모로우'에서도 2016년 초연부터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왔다.
그는 "초연부터 참여해 캐릭터를 만들게 되면 시간이 쌓이면서 소중하게 느껴지는 게 당연하다"며 "무대의 장면을 건물에 빗대면 제가 건물을 세우고 방을 하나하나 디자인한 것이라 애착을 느낀다"고 말했다.
'곤 투모로우'에서는 갑신정변의 주역 김옥균을 둘러싼 복합적인 감정을 연기한다. 작품에서 고종은 김옥균을 통해 개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지만, 정변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김옥균의 암살을 명령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박영수는 "고종은 이루지 못한 꿈을 제 손으로 무너뜨리는 비운의 왕"이라며 "김옥균은 고종의 꿈을 이뤄줄 수 있는 인물이었고 답답한 상황의 탈출구였다. 허탈함, 허무함으로 표현할 수 없는 훨씬 큰 감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뇌과학에 관한 서적을 읽다 고종 연기에 접목할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일화에서는 역할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최근에는 책 '도파민네이션'을 읽으며 극단적인 상황에 부닥친 인물을 연기하는 방법을 공부하고 있다.
"'몰입'이라는 책에서 부정적인 생각에 몰입해 스트레스가 쌓이면 편두통을 느낀다는 대목을 발견하고 고종의 상황에 접목했죠. 고종이라면 나라의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두통을 겪지 않을까 생각하고 편두통을 느끼는 부분을 넣었어요."
박영수는 본인의 연기를 돌아보면 늘 아쉬움을 느끼지만, 애착을 가진 캐릭터가 팬들의 사랑을 받을 때면 감사함을 느낀다고 했다.
20년간 끊임없는 발전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는 박영수의 목표는 무엇일까.
"무대에서 성실함으로 많은 분께 위로를 건네는 배우이고 싶어요. 대단한 배우보다는 관객들에게 좋은 배우로 기억에 남고 싶습니다."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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