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서 가난 체험 하실 분” 美부자 동네 이벤트에 비난 쏟아졌다
미국 시카고 인근의 ‘부촌’으로 불리는 한 지역 당국이 ‘빈곤 체험’ 이벤트를 진행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논란이 일자 당국은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기획했다”며 행사 취지를 밝혔으나, 비판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6일(현지시각) NBC시카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리노이주 하이랜드파크시 관계자는 전날(5일)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하이랜드파크가 속한 광역자치구) 레이크 카운티에서 가난하게 사는 것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와 인식을 높이기 위해 ‘빈곤 시뮬레이션 이벤트(poverty simulation event)’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사회복지 비영리단체 ‘얼라이언스 포 휴먼 서비시즈’·'패밀리 포커스’, 모레인 타운십, 하이랜드파크 커뮤니티 재단 등과 함께 기획된 해당 행사는 오는 9일 관내 한 골프장에서 무료로 열린다.
시 당국은 “참가자들은 ‘빈곤 속 한 달 생활’에 대한 몰입 체험을 해보게 된다”며 “자원이 결핍된 상황에서 자신과 가족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려운 선택들을 해보면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우리 주변 사람들에 대한 물적 지원의 필요성을 깨닫고 구조적 불평등에 대한 인식도 제고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해당 행사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선 거센 비판이 일었다. 더욱이 하이랜드파크가 부유층이 모여사는 지역으로 알려져 반감이 더 컸다. 금융 웹사이트 24/7 월스트리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이 지역은 ‘미국 내 부유한 도시’ 중 하나로 뽑혔으며, 중위 가계 소득은 전국의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네티즌들은 “이곳의 특권 의식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요즘 같은 경제적 위기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모욕감을 안기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골프장에서 빈곤 가상체험이라니”라며 “빈곤 경험을 통해 빈곤층에 낙인을 찍고 부자들이 자신의 상황에 더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행사를 열려고 한다. 심지어 모금이나 음식 기부 행사도 아니지 않나”고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시 당국은 현지 매체를 통해 “이 행사는 사회 복지 전문가의 기획하에 만들어졌다”며 입장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빈곤계층에 대한 지원 필요성과 지역사회 불평등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사회 복지 전문가와 협력하고 있다”며 “이 행사는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골프장에서 행사를 여는 이유에 대해선 “대규모 행사를 주최할 수 있는 관내 유일한 장소”라고 말했다.
당국의 해명에도 여전히 네티즌들은 “너무나도 하이랜드파크 다운 발상” “역겨운 행사다” “도대체 누가 이런 행사를 승인해줬냐” 등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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