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9·9절 中 방북단장 선정에 "한미일 압박의식 가능성"

"5년 전보다 격 낮춰…러와 군사협력 추구하며 中과 경협에 초점둔듯" 평가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정부는 중국이 오는 9일 북한의 75주년 정권 수립 기념일, 이른바 '9·9절'에 류궈중 국무원 부총리를 방북단의 단장으로 선정한 것에 대해 한미일 공조 강화를 의식한 결정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통일부 당국자는 7일 취재진과 만나 "5년 전 리잔수 정치국 상무위원이 단장으로 방북한 것을 고려하면 조금 격을 낮춰서 대표단을 선정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그 배경에 대해 "북러 간 밀착으로 그만큼 한미일 협력이 강화되고 대중 압박 강도가 높아질 가능성을 우려해 대표단을 구성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북한이 중국과는 경제협력에, 러시아와 군사협력에 각각 초점을 맞춘 대외 관계를 모색한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류궈중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고향인 산시성에서 당서기를 지내고 단기간에 국무원 부총리로 고속 승진했다. 현재 경제 분야를 총괄하는 관료이자 북중 교역의 핵심인 지린성 성장 출신으로 북한 문제에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류궈중의 배경으로 볼 때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모색하는 데 비해 중국과는 경제협력 분야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의 필요와 중국의 정치적 고려가 만나 류궈중 단장의 방북 일정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중러 3국 정상회담 가능성에 관해 이 당국자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중국 대표단의 방북 계획에 관해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면서 도발 수위를 높이는 만큼 국제사회 일원이라면 북한이 잘못된 길에서 벗어나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tree@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