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도 뚫는’ 열화우라늄탄, 美→우크라 지원 확정…논란인 이유[핫이슈]
[서울신문 나우뉴스]
토니 블링큰 미 국무장관이 6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해 10억 달러(약 1조 3000억원)의 대규모 추가 지원 계획을 밝힌 가운데, 해당 계획에 포함된 열화우라늄탄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열화우라늄탄은 러시아군의 전차나 장갑차의 철판을 뚫을 수 있을 정도의 가공한 파괴력을 지닌 무기다. 농축 우라늄을 추출하고 남은 폐기물은 열화우라늄을 활용해 만든 전차 포탄이며, 티타늄이나 납보다 밀도가 높아 금속과 합금해 탄두를 만든다면 전차와 장갑차를 뚫을 정도의 관통력을 지닐 수 있다.
열화우라늄으로 만든 포탄은 탱크 측면을 관통하면서 이때 발생한 마찰열이 열화우라늄을 미세한 분말로 만들어 버린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일 “미국이 몇 주 안에 열화우라늄탄을 우크라이나에 인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한 에이브럼스 탱크에 장착돼 러시아 탱크를 공격할 때 사용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러시아 측은 이에 대해 강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열화우라늄탄 사용이 환경에 극히 유해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러시아 언론인 스푸트니크에 따르면, 탱크 또는 공중에서 투하된 열화우라늄탄은 1991년 걸프 전쟁, 2003년 이라크, 유고슬라비아, 아프가니스탄 및 시리아를 비롯한 국가들에 파괴적 질병으로 끔찍한 흔적을 남겼다.
게다가 방사능을 이용하기 때문에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발사하는 탱크 내부의 병사부터 적군, 인근 지역 민간인 등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열화우라늄탄이 사용된 이라크와 옛 유고슬라비아공화국은 수십 년이 흐른 뒤인 현재까지도 오염으로 인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이라크의 암 발병률은 1991년 10만 명당 40건에서 1995년에는 800건으로 늘었고, 유고슬라비아의 경우 1990년대 중반 보스니아,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폭격에 최소 15톤의 열화우라늄탄이 사용된 결과 세르비아는 유럽 평균의 2.5배에 달하는 암이 발생하고 불임을 비롯한 다양한 자가면역질환과 정신질환이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열화우라늄 먼지에 독성이 있어 섭취하거나 흡입하면 암을 유발하는 등 건강에 유해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에서도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세르비아 보건부장관 다니카 그루지치는 “우리의 경험이 우크라이나의 장기적 결과에 대한 충분한 경고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권력자들은 자국 영토에서 열화우라늄탄 사용을 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열화우라늄이 방사능 위험 초래하지 않는다”vs“치명적 위험”
국제사회의 우려와 달리 열화우라늄탄이 암 발병과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구 유고슬라비아, 쿠웨이트, 이라크, 레바논에서 실시한 연구에서 “환경에 분산된 열화우라늄 잔류물이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방사능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2022년 유엔환경프로그램(UEP) 보고서는 “폭발물에 사용되는 열화우라늄과 독성 물질은 피부 발진, 신부전, 암 발생 증가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열화우라늄탄의 방사능보다도 화학적 독성이 더 심각한 이슈”라고 지적했다.
이미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열화우라늄탄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미 우크라이나 전장에서는 열화우라늄탄이 사용됐다. 해당 열화우라늄탄은 지난 3월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것이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일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뿐 아니라, 이번 미국의 열화우라늄탄 지원을 비난하는 러시아도 수십만t의 열화우라늄탄을 보유한 국가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열화우라늄탄을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FP통신은 열화우라늄탄이 연내에 우크라이나에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드론 등 현대 장비뿐만 아니라 포격전 등 재래식 전투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이 지원하는 에이브럼스 탱크와 열화우라늄탄의 조합이 ‘게임체인저’로 등극할지 여부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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