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기술"…유령어업 막는 '생분해 어구' 주목
'플라스틱 없는 미래 위한 기술 개발·인력 양성' 주제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7일 오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제주플러스 국제환경포럼' 세션 2에서는 플라스틱 없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기조발제에 나선 박수봉 부경대학교 교수는 이 자리에서 2002년부터 진행해 온 생분해 어구 개발 연구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박 교수는 먼저 선박 안전과 해양생물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나일론 그물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번 연구에 착수했다고 했다.
그는 "나일론 어구는 분해되는 데 500년 이상이 소요된다"며 "그러나 1년간 우리 바다에 버려지는 나일론 그물은 2만4000톤, '유령어업(폐어구에 해양생물이 걸려 폐사하는 현상)'으로 죽는 물고기는 2018년 기준 9만5000톤, 피해금액은 3800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렇게 박 교수가 대체품으로 개발한 생분해 어구는 생분해 원료로 만들어져 일정 시간이 지나면 미생물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는 그물이다. 그는 2005년 생분해성 플라스틱 원료인 'PBS(Polybutylene Succinate)'을 활용한 생분해 어구를 개발했다고 했다.
그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안코바이오플라스틱스, 인하대학교, 사단법인 제주근해유자망어선주협의회와 함께 고분해 수지 개발 등 성능 향상 연구를 진행한 데 이어 2020년부터는 국립수산과학원과 함께 내구연한 예측 연구도 이어가고 있다.
박 교수는 "연구 끝에 (사용 후) 1~2년째에는 그물 기능이 상실되고, 3~4년째에는 물과 이산화탄소로 완전 분해되는 생분해 어구를 개발했다"며 "조사 결과 어획량도 나일론 그물 보다 10% 많고, 유연성도 좋아 물고기에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생분해 어구는 바이오 플라스틱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전 세계 최초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보유한 기술"이라며 "연구성과 해외 발표, 국제기구 회의 참가, 미국 등 해외 수출 등을 통해 생분해 어구를 전 세계에 보급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발제자인 이형술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교수는 바이오매스 기반의 탄소중립 생분해성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기술을 소개했다. 그는 "유기성 부산물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생분해성 수지를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미생물을 통해 생산되는 플라스틱 수지인 'PHA'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김현욱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최근 미세 플라스틱 이슈를 진단했다. 김 교수는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흡수되는 미세먼지 크기 수준에 이른 것인지 분석이 안 된 상태다. 위해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라면서 "현재 측정 가능한 크기 범위에서 어느 정도 오염되고 있는지 다양한 방면에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김중래 부산대학교 교수는 신재생 전기 에너지와 미생물 전기 합성을 통한 탄소 네거티브(Carbon Negative)로 고부가가치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탄소 네거티브는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보다 더 많은 양을 제거해 순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드는 개념으로, 그는 석유화학을 대체하는 친환경 에너지나 연료를 생산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좌장으로 토론에 참여한 상병인 한양대학교 교수는 "현재 환경부 의뢰로 발제자인 김현욱 서울시립대 교수와 함께 탈플라스틱 전문인력을 어떻게 양성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연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관련 노력이 더 이어질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3회째를 맞은 '2023 제주플러스 국제환경포럼'은 유네스코와 환경부, 제주특별자치도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환경공단과 뉴스1,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플러스 국제환경포럼 운영위원회가 공동 주관했다. 포럼은 8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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