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동료서 이제 적?…카누 용선대표팀 "안 봐주고 이기겠다"

5년 전 남북 단일팀으로 금메달 딴 김현희 "애국가 울려퍼지도록"
박민호 감독 "북한 나와도 '특별 경계' 안해…우리 기준은 상위 팀"

(부여=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봐주지 않고 진짜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이기고 싶습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카누 '용선' 여자 국가대표팀의 주장 김현희(대전광역시체육회)는 북한의 출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단호한 목소리로 답했다.

카누 용선 대표팀은 7일 충남 부여 여성문화회관 대강당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각오와 포부를 밝혔다.

카누는 크게 스프린트, 드래곤보트(용선), 슬라럼으로 나뉘는데, 이중 드래곤보트는 10명의 패들러와 키잡이, 드러머(북 치는 선수) 등 12명의 선수(후보 선수 1명 별도)가 한 팀을 이뤄 경쟁하는 종목이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는데,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남북 단일팀이 꾸려져 여자 500ｍ 금메달, 여자 200ｍ와 남자 1,000ｍ 동메달을 수확했다.

남녀 200ｍ, 500ｍ, 1,000ｍ 등 총 6개 메달 레이스가 펼쳐지는 이번 항저우 대회에서는 북한이 적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아직 북한이 용선 종목에 출전하는지 대한카누연맹 차원에서 명확히 확인한 바는 없다.

그러나 '혈맹국'인 중국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북한이 다양한 종목에 선수단을 파견할 것으로 점쳐진다. 연맹도 북한의 출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년 전 남북 단일팀으로 금메달을 딴 김현희는 북한 선수들의 기량을 알고 있다고 한다.

김현희는 "(북한 선수들과) 같이 오래 훈련해서 좋은 성적을 냈다. 보고 싶긴 한데 어쨌든 북한이 참여하게 되면 우리의 라이벌이라 생각한다. 그때 봤던 그 기량을 내가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옛정'을 생각해 봐주는 일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김현희는 "이번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북한 선수들이 아닌) 후배들과 열심히 훈련해 최고의 자리에 오르겠다. 우리의 애국가가 울려 퍼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5년 전 영광을 함께 한 변은정(구리시청)은 북한 선수들과 작별하는 자리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를 돌아본 변은정은 "(이번 대회에서는) 물론 우리가 더 잘하고 싶다. 더 잘해야 한다"면서도 "만나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고 말했다.

남자 단일팀으로 동메달을 딴 안현진(화천군청)도 "경기는 경기"라고 투지를 불태웠다.

그러면서도 "당시 헤어질 때 다음에 다시 만나면 좋은 모습으로 보자고 했던 게 기억난다"며 "경기에 열심히 임하고 끝나면 인사할 수 있는 계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도자들은 북한의 출전을 따로 신경쓰지 않겠다고 한다. 남녀 대표팀 감독들의 경계 대상은 북한이 아닌 중국, 대만, 태국 등이다.

박민호 용선 남자대표팀 감독은 "(북한이 아닌) 기존의 강팀들이 이번 대회를 상당히 준비했다고 한다. 어느 팀이 나서든 우리가 가진 데이터가 있다"며 "북한이 나온다고 특별히 그 팀만 경계하기보다는 상위 팀을 기준으로 우리가 부족한 부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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