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럿코와 켈리에서 다시 켈리와 플럿코···LG 가을 에이스는 ‘교체중’

안승호 기자 2023. 9. 7.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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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케이시 켈리. 정지윤 선임기자



누군가는 그런 생각을 했을지 모른다. ‘만약 켈리를 바꿨다면….’

사실, 우승을 노리는 팀으로서는 교체를 고려할 수도 있는 흐름이었다. LG 외국인투수 케이시 켈리(34)는 올시즌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18차례 선발 마운드에 올라 6승5패 평균자책 4.44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이 팀 선발진 평균값(0.262)보다 높은 0.272에 이르는 등 경기 내용도 부실했다.

전반기만 보자면 17경기 11승1패 평균자책 2.21을 올린 아담 플럿코가 LG 에이스라는 데 누구도 이견을 달 이유가 없었다. 당연한 듯 켈리와 플럿코 순으로 통했던 LG 외국인 선발진이 플럿코와 켈리로 자리바꿈을 한 시간이기도 했다.

구단 안팎에서 ‘과감한 결단’을 바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럴듯한 ‘교체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런데도 LG가 켈리에 대한 처분을 놓고 신중했던 것은 여러 복합적 사정과 함께 그가 그간 보인 선명한 이력 때문이었다. 2019년 LG 유니폼을 입고 5시즌째를 보내고 있는 켈리는 지난 4년간 58승31패 평균자책 2.89의 모범적 성적을 쌓아가던 중이었다. 켈리는 특히 가을에 강했다. 통산 와일드카드 2경기에서는 1승 평균자책 1.98,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는 1승 평균자책 1.54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도 1승1패 평균자책 3.27로 좋았다.

결과적으로 KBO리그에서 검증된 투수를 영입하는 방법이 아니라면 켈리보다 나은 선택을 자신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끝내기 역전패로 LG로서는 ‘새드엔딩’이었던 지난 6일 수원의 밤. LG의 위안은, 켈리가 팀의 ‘기다림’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내놓기 시작한 것이었다. 켈리는 KT 타선을 7이닝 2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에이스의 귀환을 알렸다. 골반 타박상으로 휴식 중인 플럿코와 팀 내 위상도 다시 바뀐 흐름이다.

LG 플럿코. 정지윤 선임기자



켈리는 8월 이후 6경기에서 1승(1패)만을 거뒀지만 평균자책이 2.57로 좋아졌다. 구속과 제구 및 커브 낙폭 등이 한창 좋을 때에 근접하는 흐름이다. 반면 플럿코는 8월에도 3경기 1패 평균자책 2.93으로 나쁘지 않아 보였지만 피안타율이 0.333에 이를 만큼 내용은 불안했다. 피안타가 늘어난다는 것은 구위 또는 제구의 정교함에서 틈이 생겼다는 뜻이다. 플럿코의 복귀 시점 이상으로 복귀 뒤 모습이 LG에는 또 하나의 기다림으로 남아있다.

그러고 보면 LG는 선발진의 변화가 줄을 잇는 시즌을 보내고 있다. 베테랑 임찬규가 선발 한자리에서 길을 열고, 이정용이 불펜에서 선발로 돌아와 업그레이드 된 피칭을 하고 있는 장면 모두가 시즌 전 계산에는 없던 일이다. 마지막 변화의 중심에서는 켈리가 어깨를 내밀고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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