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완벽한 제구'에 상대 타자마저 "오래 살아남은 이유 있다" 극찬, 본인도 "홈런 맞은 공조차 만족" 자평

양정웅 기자 2023. 9. 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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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류현진. /AFPBBNews=뉴스1
류현진. /AFPBBNews=뉴스1
완벽한 투구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제몫은 다 해낸 투구였다.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시즌 7번째 등판에 본인도, 감독도, 심지어 상대 타자로 높은 평가를 내렸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2023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77구를 던지면서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5경기 연속 5이닝을 소화한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이 2.48에서 2.65로 상승했고, 팀이 2-5로 패배하며 패전투수가 됐다(시즌 3승 2패). 하지만 지난달 8일 클리블랜드전(4이닝 무실점) 이후 6경기에서 모두 2자책점 이하로 막아내면서 좋은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류현진. /AFPBBNews=뉴스1
류현진은 1회부터 상대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잭 겔로프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그는 브렌트 루커에게 시속 90.7마일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을 잡았다. 이어 라이언 노다에게도 1루수 땅볼을 유도한 그는 재빨리 베이스 커버를 들어와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이어 2회에도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순항하던 류현진은 3회 첫 위기를 만났다. 첫 타자 조나 브라이드는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그는 닉 앨런에게 경기 첫 피안타를 기록했다. 에스테루리 루이즈에게 우익수 플라이를 유도해 2아웃을 잡았지만, 앨런에게 2루 도루를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겔로프와 7구 승부 끝에 바깥쪽에 절묘하게 들어온 커터로 삼진을 만들었다.

류현진(맨 왼쪽)이 7일(한국시간) 오클랜드전에서 4회 말 카를로스 페레즈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한 차례 위기는 넘긴 류현진이었지만 결국 두 번째 고비는 넘기지 못했다. 선두타자 루커에게 2루타를 얻어맞은 그는 1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좋은 판단 속에 2루 주자를 잡아냈다. 이어 디아즈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지만, 페레즈에게 몸쪽 패스트볼을 잘 던지고도 좌월 투런 홈런을 맞고 말았다.
이어 류현진은 5회에도 선두타자 루이즈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겔로프와 루커를 연이어 삼진으로 잡아냈다. 그 사이 아메리칸리그 도루 선두(56도루) 루이즈가 2루와 3루를 연달아 훔쳐 실점 위기에 몰렸지만 노다를 외야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5이닝을 마쳤다.
류현진. /AFPBBNews=뉴스1
MLB.com에 따르면 류현진은 경기 후 "오늘 전반적으로 투구가 꽤 괜찮았다고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이어 "(4회 페레즈의) 홈런 때도 내가 원하던 코스로 제구가 됐다"고 밝힌 그는 "제구나 다른 모든 것들이 전체적으로 괜찮은 느낌이다"고 자평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 역시 "류현진은 초반 이닝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심지어 페레즈에게 맞은 홈런도 실투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부상 복귀 후 처음으로 류현진을 4일 휴식 후 등판시킨 슈나이더 감독은 "이렇게 나가는 건 처음이기에 짧은 이닝을 던지게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의 노련한 투구에 상대 타자도 경의를 표했다. 이날 오클랜드의 6번 타자 겸 3루수로 나온 케빈 스미스는 AP통신을 통해 "류현진이 오랜 시간 투구한 데는 이유가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상대를 압도하지는 않지만, 본인이 원하는 곳에 투구할 수 있다"면서 "이것이 잘 이뤄진다면 상대에겐 힘든 하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지난 2021년 토론토에서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은 선수다.

7일(한국시간) 오클랜드전에 등판한 류현진의 투구 분포도. /사진=베이스볼 서번트 홈페이지 갈무리
모두가 이런 평가를 내린 건 실제로 류현진의 투구가 괜찮았기 때문이다. 이날 류현진은 패스트볼 평균 구속 88.9마일(약 143.1㎞)을 기록하며 시즌 평균보다 0.6마일 높은 모습을 보였다. 구속이 올라오자 류현진은 몸쪽 커터의 비중을 전체 투구의 30%(시즌 평균 13%)까지 높였고, 커터 자체로 헛스윙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체인지업의 위력도 높였다.

제구도 좋았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은 우타자 바깥쪽 아래에 탄착군을 형성했고, 반대로 커터는 대부분 몸쪽 위로 향했다. 원하는 대로 제구가 이뤄졌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류현진은 수술 이전인 2019~2020년 당시 몸쪽 커터와 패스트볼로 타자를 움찔하게 만든 뒤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범타를 만드는 피칭을 펼쳤다. 그야말로 부상 이전 '빈티지 류'를 되찾은 것이다.

류현진. /AFPBBNews=뉴스1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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