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사이트 자금 관리·세탁…4000억 챙긴 일당 검거

정예진 2023. 9. 7.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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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개의 계좌를 돌려가며 불법 도박사이트의 자금을 세탁한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부산지방경찰청은 도박개장 및 범죄단체조직 혐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101명을 검거하고 이중 총책 A씨(20대) 등 조직원 3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2021년 7월부터 1년 4개월가량 대포통장을 이용해 64개 불법 도박사이트로부터 입금된 자금을 관리·세탁해주고 1%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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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36개 사무실 두고 범행

[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수백개의 계좌를 돌려가며 불법 도박사이트의 자금을 세탁한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부산지방경찰청은 도박개장 및 범죄단체조직 혐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101명을 검거하고 이중 총책 A씨(20대) 등 조직원 3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2021년 7월부터 1년 4개월가량 대포통장을 이용해 64개 불법 도박사이트로부터 입금된 자금을 관리·세탁해주고 1%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25일 경기도 일산 한 조직 사무실에서 신분증 109개와 대포폰 108대 등이 압수수색을 통해 발견된 모습. [사진=부산지방경찰청]

이들이 세탁한 자금 규모는 약 40조원, 수수료만 4000억원에 달한다. A씨 등은 전국에 36개 지부를 갖추고 대포통장 수집책, 도박사이트 연락책 등 역할을 나눠 1∼2개월마다 지부 사무실을 옮겨 다니는 점조직 형태로 단속을 피해 왔다.

특히 A씨 등은 계좌 추적을 막으려고 빠르면 1시간마다 도박사이트 자금이 입금되는 대포통장을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추적이 불가능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를 이용해 불법 도박사이트 측이나 조직원과 연락했고, 행동강령과 지침까지 만들어 숙지하도록 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수개월간 이들을 뒤쫓은 끝에 A씨 등 24명을 검거하고 하나당 약 200만원을 받고 본인의 은행 계좌를 대포통장으로 넘긴 77명도 붙잡았다.

A씨 등이 사용한 대포통장만 425개에 달했다. 경찰은 개인이 인터넷으로 가상계좌 등을 활용해 100개 이상의 은행 계좌를 만들 수 있는 허점을 발견하고 금융감독원에 제도 개선을 건의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 일당의 범죄 수익 중 8억3000만원에 대해 몰수 결정을 받았고 추가로 빼돌린 수익 환수도 추진하고 있다.

총책 A씨가 구매한 명품들. [사진=부산지방경찰청]

하지만 A씨 등은 막대한 수수료 수익으로 300억원가량의 가상자산(코인) 투자, 람보르기니와 해운대 엘시티 주택 구매, 커피숍까지 운영하다가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상당수 자산을 처분했다.

특히 경찰은 개인 전자지갑에 든 300억원어치 코인은 복잡한 비밀번호를 알지 못해 몰수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에게 도박자금 세탁을 의뢰한 도박사이트를 상대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대포통장 유통과 자금세탁 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며 “타인에게 통장을 제공하는 행위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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