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냉장고 문달기 지원사업 유인책 넓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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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집에 돌아오면 냉장고 문을 여는 습관이 있었다.
지난달 정부가 냉장고 문달기 사업에 대한 지원책을 내놓자 CU, GS25 등이 사업 참여의사를 밝혔다.
편의점 본사는 냉장고 문달기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했지만 점주들은 부담해야 하는 비용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편의점 점주가 냉장고 문달기 사업에 적극 참여할 유인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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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집에 돌아오면 냉장고 문을 여는 습관이 있었다. 허기진 배를 채울 음식을 찾다가 시간이 길어질 때면 어머니의 불호령이 떨어지곤 했다. 냉장고를 열어두면 전기요금이 많이 나올 것이란 우려 때문이었다. 가정이나 사업체나 전기요금은 항상 고민거리다.
편의점이 도어형 냉장고로 전환을 본격화했다. 지난달 정부가 냉장고 문달기 사업에 대한 지원책을 내놓자 CU, GS25 등이 사업 참여의사를 밝혔다. 현재 냉장고 문달기 사업에 참여할 가맹점을 선정하고 도어형 냉장고를 설치, 실증작업에 들어갔다.
대형마트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측면에서 해당 사업을 반겨왔다. 반면에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슈퍼마켓과 가맹점 사업을 하는 편의점은 지금껏 '식품업체 문달기 사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편의점의 경우 점포 수만 5만여개가 넘는다. 매장별 공간 상황(냉장고 앞으로 1m 공간 확보), 설비 연한이 제각각인 만큼 교체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편의점 본사는 냉장고 문달기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했지만 점주들은 부담해야 하는 비용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개방형 냉장고에 비해 도어형 냉장고는 소비자가 상품을 둘러보는데 불편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어서 조심스러워 하는 점주 목소리도 여전히 존재한다.
슈퍼마켓은 개인이 직접 지원 사업 신청을 해야 한다. 소상공인 확인서 등 관련 서류를 발급 받고 신청서를 직접 출력 작성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슈퍼마켓은 대부분 가족경영 혹은 연세가 많은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슈퍼마켓 운영자의 연령대가 대부분 높아 공고에 나와 있는 행정 서류 및 절차를 보고 겁을 먹어 진행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냉장고 문달기로 얻을 수 있는 전기요금 절약 효과는 확실하다.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냉장고 문달기'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여름철에 개방형 냉장고와 도어형 냉장고의 온도를 5.0도로 설정한 후 전기사용량을 비교했다. 그 결과 도어형 냉장고 전기사용량은 개방형 냉장고의 34.7%였다. 산업통상자원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시범사업 전후로 평균 51.5%, 여름철은 최대 60.6%까지 전력사용량 절감이 가능했다.
에너지 절약뿐 아니라 냉장식품 폐기율도 감소한다. 냉장식품을 10℃ 이하에서 안정적으로 보관함으로써 품질과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편의점 점주가 냉장고 문달기 사업에 적극 참여할 유인책이 필요하다.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슈퍼마켓은 사업자등록번호 등 간략한 입력만으로 소상공인임을 인증하며 행정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 냉장고 문을 꼭 닫아 전기요금 절약과 식품 안전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길 바란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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