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최고위·유튜브… ‘단식 8일차’ 이재명, 왕성한 행보

나윤석 기자 2023. 9. 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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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이 7일로 8일 차에 접어든 가운데 정치권에서 무성한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단식은 물론 금식조차 금기시되는 지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 공식회의와 후쿠시마(福島) 오염처리수 관련 규탄대회, 유튜브·라디오 출연 등 모든 당무와 일정을 전방위로 소화하면서 일주일 넘게 단식을 이어가는 모습이 의아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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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방위 활동’에 추측 무성
납득 힘든 비상식적 일정에
일각 “지병에도 건재… 의아”
‘방탄·웰빙 단식’ 희화화되자
당내 “출구전략 마련” 목소리
비명계선 공개 비판 잇따라
이원욱 “단식풀고 결단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이 7일로 8일 차에 접어든 가운데 정치권에서 무성한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병을 안고 당 최고위원회와 장외 집회 참석에 방송 출연까지 평소와 다름없는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기력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의구심이 많다. 게다가 ‘방탄·웰빙 단식’이라는 여권 공세에 이 대표의 투쟁이 희화화되고 있는 탓에 당내에서조차 서둘러 출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장 민주당의 비명(비이재명)계 3선인 이원욱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단식 중단과 대표직 사퇴를 동시에 촉구했다. 그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 출연해 “자해적 투쟁 수단인 이 대표의 단식은 ‘기·승·전 방탄’으로 느껴진다”며 “단식을 풀고 스스로 결단을 해주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5일 “명분도, 실리도 없는 단식을 멈추라”고 요구한 이상민 의원에 이어 민주당에서 비명계 의원의 공개 비판이 잇따라 제기된 셈이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도 S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대승적 차원에서 뒤로 물러서거나 멈추는 용단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의 투쟁이 당내에서도 공감을 얻지 못하는 이유로는 부족한 명분과 함께 일반인이 납득하기 힘든 비상식적 일정이 꼽힌다. 이 대표는 단식은 물론 금식조차 금기시되는 지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 공식회의와 후쿠시마(福島) 오염처리수 관련 규탄대회, 유튜브·라디오 출연 등 모든 당무와 일정을 전방위로 소화하면서 일주일 넘게 단식을 이어가는 모습이 의아하다는 얘기다. 이 대표 측은 보온병에 담긴 물과 소금으로 체온을 유지하며 버티고 있다고 설명한다. 2018년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10일간 노숙 단식을 했던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경험상 8일 차가 되면 심각한 한계에 이른다”며 “(이 대표의 활발한 활동 탓에) 단식의 진정성이 훼손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오후 10시 이후엔 국회 본청 당 대표실에서 수면과 휴식을 취하는 것에 대해선 “약자의 마지막 저항 수단인 단식이 가볍게 비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대표가 무리한 일정과 단식을 병행하면서 건강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는 모습도 감지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단식 농성장을 방문한 김은경 전 민주당 혁신위원장과 만나 “체온이 떨어져서 소화가 힘들다. ‘물 소화’도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영진 의원(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은 지난 6일 MBC 라디오에서 “단식 투쟁과 업무 병행은 현실적으로 좀 어렵지 않나 싶어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 측은 9일 수원지검 출석 방침을 밝히면서도 검찰의 강압적인 소환을 맹비판했다. 박성준 당 대변인은“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부정하는 반헌법적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나윤석·이후민·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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