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호 "MBC에 사직서 제출, 국장님이 말려 '휴직계' 결정…'내 길 아닌가' 고민" [종합]

김수현 2023. 9. 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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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김대호가 프리선언과 아나운서의 삶에 대해 솔직하게 답했다.

5일 한국방송작가협회 채널에는 '직장인과 자연인 사이 그 어딘가의 삶, 김대호 MBC 아나운서'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김대호는 '요즘 높은 인기 실감하냐'는 말에 "일단 체감상으로는 '나가면 알아보니까'라 답했다. 시야가 이만큼은 되지 않냐. 지나가면 '헉'하는 게 느껴진다. '맞습니다. 제가 김대호입니다' 할 순 없으니 모르는 척 하긴 한다"라 민망한 듯 웃었다.

또 '어쩌다 이렇게 화제가 됐냐'는 질문에는 "'뉴스 안하니'라는 아나운서국 유튜브에 출연했는데 전종환 아나운서가 그냥 '이번에 너네 집 한 번 보여주면 안되니'라 하셨다. 그래서 저는 '선배님 저는 할 것도 없고 보여드릴 것도 없어요'하고 정중히 거절했다. 근데 종환 선배가 다시 한 번 오셔서 '좀 도와줘'라 하셨다. 그래서 이제 후배들 오면 고기나 한 번 구워주라 그래서 가서 집에서 그냥 고기 한 번 구워준 거다. 대충대충 해가지고 보냈는데 그게 조회수가 빵 터져서 '나 혼자 산다' 섭외가 들어왔다"라 밝혔다.

이어 "저도 사실 그게 그렇게 반응이 좋을 줄 몰랐다. (방송이) 나가고 나서 반응이 너무 좋아서 저도 당황스러웠다. 그때부터 인터뷰 할 때도 어디가 어떻게 재밌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저는 그냥 제가 사는 모습들을 보여드렸는데 오해없이 보시는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라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화제가 된 집을 계약하게 된 계기'에 "저는 자취를 오래했다. 재수했을 때부터 밖에 나와 살았다. 양천향교역 바로 옆에 복층 오피스텔에서 살았다. 월세집이었다. 갑자기 다음에 재계약할 때는 보증금을 더 올려달라더라. 당시에 3천만 원을 한 번에 올려달라더라. '나한테 너무한 거 아니야?' 싶어서 '저 계약 안할게요'라 하고 나왔다"라 회상했다.

김대호 아나운서는 "그러고 나서 '내 집이 있어야겠다' 싶어서 집을 보러 다녔다. 홍제동 집은 들어가자마자 마음에 들어서 계약을 했다. 돈을 벌면서 고시원에서 반년 옥탑 반년 살았다. 그러면서 공사가 완공돼 들어가 살게 됐다"며 '내 집 마련'에 대해 "일단 첫 번째는 금액이다. 싸진 않았지만 제가 해결 가능했던 금액이었다. 제가 '구해줘! 홈즈'에서도 항상 말씀드리지만 첫 번째는 금액이다. 무조건이다. 홍제동 집은 2억 500만 원이다"라 당당하게 밝혔다.

또 '이전 주인이 범상치 않았다'며 "가스비가 날아오는데 '용궁사'라 적혀있떠라. 나중에 목수 아저씨가 나가면서 하는 말이 '여기가 예전에 무당이 신당 차리고 했던 곳이다'라 했다. 제가 귀신을 진짜 무서워해서 어머니가 그럼 구석구석에 막걸리라도 뿌리고 첫날 잘 때 '열심히 잘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 해라 하셔서 절을 하고 잤다. 너무 편하게 잤다"라 웃으며 말했다.

'이 시대의 K 직장인을 대변한다'는 말에 "저는 아니다. 어떤 의도로 쓰시는진 알겠는데 저는 누구도 대변하지 않는다. 제 인생을 오해없이 받아들여주시는 시청자들이 고마울 뿐이다. 저는 제 인생을 사는 거다"라며 '삶의 목표'에는 "서른다섯살 이후의 계획이 전혀 없다. 그전엔 결혼할 줄 알았다. 마흔살까지 하루하루 그날을 살았다. 지금 가지고 있는 취미들도 그런 일환이다. 제가 동물을 키워보고 싶었던 게 아니다. 비바리움은 유튜브를 보다 너무 멋있더라. '이거 뭐지?' 하면서 한 번씩 해보다보니까 재밌어서 시작했다"라 전했다.

김대호 아나운서는 '사직서를 낸 경험'에 "3-4년차에 사직서를 냈다. 너무 힘들었다. 돈 주는 건 좋은데 방송 자체가 안맞더라. 마지막에 트리거가 됐던 건 라디오 대타를 했는데 코멘트를 해줘야 했다. 고3 수험생에게 사연이 왔다. '공부는 해야겠는데 너무 졸리다'라는 사연이 와서 '자면 되지 않을까?' 했다. 그이상의 답변은 생각나지 않더라. 그당시 감독님이 '넌 아나운서를 그만두던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던지'라 하시더라. 기분이 나쁜게 아니고 진짜 '내 길이 아닌가' 고민하고 사직서를 냈다. 당시 국장님과 오승훈 아나운서가 말려줬다"며 휴직을 결정했던 계기를 털어놓았다.

'프리랜서 전향 계획'에 대한 질문에 "요즘 진짜 그 질문을 많이 받는다. 단 한 번도 프리할 생각은 안해봤다. 조건이 맞으면 갈 수 있지만 그 조건이 올리가 없다"고 웃었다.

그는 "두려움이 있다. 제가 아나운서라는 직업군에 있는 상황에서 제 모습을 보여드렸기에 신기하다고 생각을 하신 것"이라며 "제 일상을 보였을 뿐 방송 능력을 보여드린 게 아니기 때문에 저에 대한 객관화가 안된 상태다. 아직은 프리할 때가 아니다"라 손을 내저었다.

사직서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김대호는 "'굳이' 한마디 드리자면 이게 정답"이라며 "오지 않은 날은 본인도 모르고 아무도 모른다. 그 결정을 책임질 자신 있으면 내면 된다. 만약 책임 못지겠으면 내면 안된다. 사직서를 내고 난 이후의 삶을 자기가 책임질 수 있음 해라. 권리만 행사하고 의무는 안하는 거다. 누가 말리지 않는다. 자기 결정에 누구 탓하지 말 것"이라고 조언했다.

shy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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