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스마트폰 전쟁…중국 “공무원 아이폰 쓰지 말라”

■ 미·중 ‘반도체 갈등’ 2라운드
미국은 대중 수출금지 품목 ‘7㎚’
화웨이 신형 폰에 사용 의심
공정 프로세서 조사 필요성 거론
중, 틱톡 등 미 규제에 맞불 조치

뉴시스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의 신형 스마트폰에 대중국 수출 금지 품목인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프로세서가 내장된 데 대해 미국 백악관과 의회 등이 한목소리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중국은 공무원들에게 애플 제품 사용 금지령을 내리면서 양국의 ‘반도체 갈등’이 스마트폰 전쟁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6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를 방문 중인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화웨이의 새 스마트폰 ‘메이트60프로’ 출시와 관련해 “미국의 제재를 위반한 것이 확실해 보인다”며 “프로세서를 공급한 중국 업체 SMIC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SMIC는 미국의 지식재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콜 위원장은 “중국이 저사양 반도체 칩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첨단 반도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으나 레거시 칩(구형 반도체)도 살펴봐야 한다”면서 규제 확대의 필요성도 거론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도 전날 화웨이의 새 스마트폰에 대해 “사용된 반도체와 관련한 추가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메이트60프로’를 구동하는 반도체의 정확한 “성격과 구성에 대해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컨설팅업체 테크인사이트가 화웨이의 메이트60프로를 분해한 결과 중국 반도체업체 SMIC가 만든 7㎚ 프로세서가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7㎚ 프로세서 생산에는 중국에 수출이 금지된 EUV(극자외선) 장비가 필요한 만큼 미국의 규제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SMIC가 아직 수출금지 품목이 아닌 DUV(심자외선) 장비를 사용해 생산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화웨이는 해당 스마트폰에 사용된 프로세서나 몇 세대 이동통신이 가능한지에 대해 밝히지 않았으며 반도체구입 경로에 대해서도 함구 중이다.

한편, 중국 정부는 중앙 정부기관 공무원들에게 업무용으로 애플의 아이폰 등을 사용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업무 회의나 온라인 채팅방을 통해 아이폰을 비롯한 외국 브랜드 기기를 업무에 사용하거나 사무실에 가져오지 말라는 지시가 비공식적으로 전달됐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화웨이, 틱톡 등에 대한 미국의 규제에 대한 대응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