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싶어도 새 집이 없다…中부동산 성수기 '금9은10' 사라질 판
중국 부동산 최고 성수기 '金九銀十' 사라질 상황…
초고가 주택 거래는 35%나 늘어, 양극화도 심각
중국 부동산 최고 성수기를 뜻하는 이른바 '금구은십'(金九銀十, 금같은 9월과 은같은 10월)도 사라질 분위기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일부 수요가 살아나고 있지만 신규 주택 공급 자체가 급감했다. 공급이 부족해 거래가 제한된다는 거다. 비싼 집들만 불티나게 팔리는 양극화도 확인된다.
7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CRIC(중국부동산정보공사) 분석을 인용, 9월 1선도시(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상업용 주택 신규 공급량이 총 228만㎡로 전년 동기 대비 5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CRIC는 베이징과 상하이가 각각 54%와 63%, 광저우와 선전이 31%와 61%씩 공급이 줄어들거라고 내다봤다.
CRIC는 2선도시(톈진, 시안, 충칭 등)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주택 신규 공급량이 전년 대비 38%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3~4선 도시 공급은 최대 67%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집을 사고 싶어도 살 새 집이 없다는 뜻이다.
CRIC는 이 수치가 추정치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중국 내에서는 감소폭으로 볼 때 상황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CRIC는 각 도시 내 프로젝트 개발 상황을 요약하고, 판매 흐름을 파악해 9월에 분양인증서를 받을 수 있는 프로젝트를 추려 추정치를 산출했다.
최근 수년간 집이 팔리지 않으니 짓지 않는 게 당연했다. 중국 신규 착공 주택 면적은 수년간 계속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올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신규 착공 주택 면적은 3억6340만㎡로 전년 동기 대비 24.9%나 줄었다.
중국 부동산중개업체 센탈라인 연구소 리우위안 부국장은 "1선도시들은 주택공급 제약에 따라 9월 거래가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며 "다만 부동산 개발사들이 신규분양 시점을 앞당기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 10월 공급량은 9월보다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대도시를 중심으로 배후지역, 이른바 위성도시 개발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부족한 주택공급을 늘리겠다는 건데,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 주택구매 지원 대책을 내놓으며 수요가 가까스로 살아나고 있지만 수요공급 불일치가 발목을 잡는다.
중국 정부는 기존 주택보유자에게도 대출 권한을 추가로 인정해주는 대책을 대도시를 중심으로 발표했다. 주택구매 심리가 다소 살아나는 분위기다. 베이징과 상하이 부동산들이 규제완화 첫 날 72시간 동안 영업했다는 소식이 전해질 정도였다. 차이신은 "1선도시들의 주택 공급량이 전년 대비 반토막이 돼 거래량이 제한되고, 금같은 9월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는 또 다른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대도시에선 집이 부족한데 지방도시엔 빈 집이 넘쳐나고, 작은 집들은 안 팔려 난리인데 수십억원짜리 고급 주택들은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CRIC는 올 1~5월 집값이 5000만위안(약 90억원) 이상인 중국 고급 주택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5%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돈으로 약 20억~54억원짜리 집들은 45%, 54억~90억원 구간 거래량도 13% 늘었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침체는 실감이 어렵다.
대도시와 고급주택 수요는 살아나지만 지방도시엔 빈 집이 늘어난다. 전국 빈 집 숫자가 1억채를 넘어 1억2000만채에 달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숫자는 과장된 것으로 보이나, 적어도 빈 집이 늘어나는 건 분명해보인다. 국가통계국 통계를 보면 상반기 중국 미분양 부동산은 6억4159만㎡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 늘었다. 미분양 신규 주택 면적은 18% 늘어났다.
중국 주택시장 부진이 사무용 부동산 시장까지 번진다. 영국 부동산기업 세빌스가 2분기 중국 주요도시 부동산 임대차계약을 조사한 결과 베이징과 상하이 부동산 공실 규모는 2015년 이후 최대치인 것으로 조사됐다.
큰 틀에서 중국 부동산 시장 위기도 계속된다. 블룸버그는 지난 4일 중국 민간 상위 50개 부동산 개발기업 중 34곳이 지난 1일 기준 달러 발행 채권을 연체했다고 전했다. 중국 부동산 기업들의 파산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라는 뜻이다. 루미스세일즈의 지웨이펑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시장서 이렇게 빨리 많은 기업이 경영난에 빠진 건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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