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부친도 친일파` 박민식…野 "미친 발언" 文은 `사자명예훼손` 고발

이수빈 2023. 9. 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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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이념 전쟁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까지 끌려나왔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백선엽이 친일파면 문 전 대통령 부친도 친일파'라는 주장을 폈고, 이에 문 전 대통령 측은 박 장군을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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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백선엽이 친일파면 文 부친도 친일파"
文 측 "대단히 악의적인 사자 명예훼손"
최재성 "대통령의 이념 문제, 미쳐 돌아간다"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정치권의 이념 전쟁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까지 끌려나왔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백선엽이 친일파면 문 전 대통령 부친도 친일파’라는 주장을 폈고, 이에 문 전 대통령 측은 박 장군을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야권에선 박 장관의 발언을 두고 “미친 것 아닌가”라며 맹비난했고, 여권은 박 장관을 옹호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달 8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 양정마을에서 열린 ‘섬진강 수해 극복 3주년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7일 YTN ‘박지훈의 뉴스킹’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정상적이지 않다. 미친 거다”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최 전 수석은 “백 장군은 사실 이명박 정부 시절 친일 행위자로 확정이 된 거다. 백 장군을 친일로 규정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고 규정이 있었다”며 “대통령을 비롯해 소위 말해 역사관이나 친일 문제, 이념 문제가 정말 미쳐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박 장관은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해방 전 간도특설대에 복무했던 백선엽 장군이 친일파면, 흥남시 농업계장이었던 문 전 대통령 부친도 친일파라는 주장을 폈다.

그는 백 장군의 친일 행각에 대한 질의를 받자 “백선엽(장군)이 스물 몇살 때 친일파라고 한다면 문 대통령 부친인 문용형 그분도 나이가 거의 똑같다. 1920년생으로 당시 흥남시 농업계장을 했다”며 “흥남시 농업계장은 친일파가 아니고 백선엽 만주군관학교 소위는 친일파인가. 어떤 근거로 한쪽은 친일파가 돼야 하고 한쪽은 친일파가 안 돼야 하나”라고 말했다.

이에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은 박 장관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문 전 대통령 부친이 친일파라는 박 장관 주장은 완벽한 거짓”이라며 “박 장관 발언은 고인에 대한 대단히 악의적인, 사자 명예훼손이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박 장관을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문 전 대통령 부친이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한 것은 일제 치하가 아닌 해방 후의 일이다. UN군이 진주한 기간에는 짧게나마 농업 과장을 하기도 했다”며 “이는 문 전 대통령의 책 ‘운명’에도 상세히 나와 있는 만큼 박 장관이 모르고 이런 주장을 했을 리 없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또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아무리 전직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공세를 취한다고 하더라도 돌아가신 분에 대해서 근거 없이 친일파로 매도하는 일은 있어선 안 되고 분명한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고발 취지를 밝혔다.

문 전 대통령 측의 고발 예고에 대해 박 장관은 MBN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안타깝지만 그렇게 굳이 법적 조치를 한다면 저는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영광으로 생각하겠다”고 치받았다.

여권에선 박 장관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문 전 대통령 부친은 일제 시대인 1940년 보통문관시험(현 9급 공무원시험)에 합격했다. 이는 문 전 대통령 부친이 해방 전 일제 시대에도 관리(공무원)를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일제 시대 때 부친이 공무원이었다는 사실을 감추고 싶은 것인가”라고 물었다.

하 의원은 또 “민주당은 백선엽 장군이 간도특설대에 근무했다는 이유로 구국영웅에 대해 친일파 딱지를 덮어씌우고 있다”며 “백 장군이 간도특설대에 배치받은 1943년 이 지역에는 이미 독립군이 있지도 않았다. 당연히 백 장군이 독립군과 전투를 벌이거나 죽였다는 기록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수빈 (suv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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