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지수 부진에 ‘ELS’ 반토막?… 은행권 떨고있다

김지현 기자 2023. 9. 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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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의 만기가 대거 다가오면서 관련 상품을 설계·판매한 증권업계와 은행권이 긴장하고 있다.

홍콩 H지수가 반등하지 못하면 조 단위 손실이 예상되는데, 중국 경기 부진으로 주가 전망이 밝지 않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판매된 홍콩 H지수 ELS 상품은 내년 상반기에 9조 원, 하반기에 4조5000억 원 등 총 13조5000억 원 규모로 만기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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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발행 2조2000억
조단위 원금 손실 가능성 커져
중국 경기 부진 주가 전망 암울
8월 중도상환액도 전월비 2배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의 만기가 대거 다가오면서 관련 상품을 설계·판매한 증권업계와 은행권이 긴장하고 있다. 홍콩 H지수가 반등하지 못하면 조 단위 손실이 예상되는데, 중국 경기 부진으로 주가 전망이 밝지 않다. 내년 초 대규모 손실이 확정되면 ELS 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심화될 수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2021년 1∼2월 발행된 홍콩 H지수 ELS 상품의 대거 원금 손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내년 1월과 2월 만기가 돌아오는 홍콩 H지수 ELS 금액을 각각 7200억 원, 1조3800억 원으로 추산했다. ELS는 코스피 같은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 주가의 흐름과 연계돼 투자 수익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이다. 만기는 보통 3년이지만,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중간 평가해 조기 상환받을 수 있다. 다만 주가가 기준선 이하(통상 최초 가격 대비 30%)로 떨어졌다가 만기에도 회복하지 못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정 연구원은 “기준가의 70% 까지 원금 손실을 피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기준가 11000의 경우 7700 위에서 만기상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1∼2월 만기인 물량은 대부분 2021년 1∼2월에 발행됐다. 홍콩 H지수는 당시 12271.60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6일 기준 6396.76까지 떨어졌다.

금융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판매된 홍콩 H지수 ELS 상품은 내년 상반기에 9조 원, 하반기에 4조5000억 원 등 총 13조5000억 원 규모로 만기를 맞는다. 특히 2021년에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금리가 0%대여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ELS 상품이 많이 팔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수형 ELS 상품의 경우 주가지수가 폭락해도 3년의 기간 동안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다고 얘기하고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국 경기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홍콩 H지수(HSCEI)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이기 때문에 중국 경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 4%대로 바라보고 있다. 향후 중국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고객들은 손실을 감수하며 중도 상환에 나섰다. 지난달 ELS 중도 상환액은 520억 원으로, 7월(197억 원)보다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여기에 국내외 증시 흐름 부진이 더해지며 ELS 수익성이 불확실해지자 시장 전체가 위축되는 분위기다. 지난달 ELS 상환 금액은 3조3000억 원으로 7월보다 5300억 원 증가했지만, 발행액은 2조1000억 원으로 1500억 원 감소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홍콩 H지수 상환으로 ELS 업계가 반 토막 날 수 있어 업계가 떨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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