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승+원격' 클린스만 위기, BBC 경고 "웨일스에 지면 영원히 LA에 있을 수도"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클린스만호의 위기를 외신도 느끼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7일(이하 한국시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아직 승리가 없다. 과연 그의 시간이 촉박하게 흘러갈까"라고 조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3월 A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대한축구협회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의 성과를 4년 후 북중미 월드컵에서 더 나은 성적으로 이어가고자 외국인 지도자를 물색한 끝에 클린스만 감독과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기대가 컸다. 그런데 불과 반년 만에 잡음이 희망을 뒤덮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홈에서 치른 4경기에서 2무 2패에 그쳤다. 월드컵 본선에서 주도하는 축구로 16강에 오르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던 한국 축구가 불과 6개월 만에 색채를 잃고 표류했다.
이제 시작인 만큼 성적을 강조할 수는 없다. 문제는 과정이 보이지 않는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6개월 동안 한국에 머문 시간이 67일에 불과하다. 국내 선수를 파악할 무대인 K리그1이 29라운드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클린스만이 현장을 찾아 관전한 건 고작 10경기에 불과하다.
이렇다 보니 외유 논란이 벌어졌다. 클린스만 감독이 축구협회와 계약하며 국내 상주를 약속했지만 번번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택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큰 비판을 불렀다. 지난달 국내 언론과도 대면 인터뷰가 아닌 ZOOM으로 화상 기자회견을 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 자리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은 계약 조항과 달리 국내에 머물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역설해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과정을 공개하지 않았으니 평가는 오로지 결과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이번 9월 A매치 2연전에 따라 클린스만호를 향한 여론이 차갑게 등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지금도 반신반의하는 팬이 있는데 무승이 길어지면 비수를 꽂는 발언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BBC조차 내다볼 수 있는 미래다. BBC는 "클린스만 감독은 부진한 성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 현재 2무 2패의 출발은 1960년 이후 우승하지 못하는 아시안컵을 향한 이상적인 준비 과정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잠시도 잔잔하지 않은 국내 분위기도 파악했다. BBC는 "클린스만 감독은 리모트 컨트롤(원격 조종)로 대표팀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한국에서 살 것이라고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한국 기자들과 LA 자택에서 화상 인터뷰를 한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방식이 새로운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비교적 상세하게 나열했다.
이에 관해 BBC는 "한국의 업무 문화는 사무실에서 보내는 걸 중시한다. 전임 지도자들도 한국에 상주했고, K리그를 경기장에서 관전했다. 이런 점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왜 원격 업무 방식을 고집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국내 미디어의 말도 빌렸다.
자칫 경질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매체는 "한국은 9월 웨일스,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한다. 두 경기에서 결과가 개선되지 않으면 클린스만 감독은 원하는 만큼 캘리포니아에 머물 수 있을 것"이라며 "6경기 동안 1승도 거두지 못하면 새로운 감독과 아시안컵을 준비하자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고 불명예 퇴진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대표팀은 분위기 쇄신을 도모했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시절부터 보좌하던 마이클 김 코치와 결별하고, 차두리 어드바이저를 아시안컵까지 시한부 코치로 보직을 변경했다. 여기에 이재홍 피지컬 코치도 새롭게 합류했다.
웨일스전을 앞두고 완전체 훈련에 몰입하고 있다. 지난 6일 웨일스 카디프 인터내셔널 스포츠 캠퍼스에서 25명의 태극전사가 모두 모인 가운데 A매치 준비에 들어갔다.
클린스만호는 오는 8일 오전 3시 45분 웨일스와 원정 평가전을 치른다. 이후 13일 뉴캐슬로 이동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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