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는 위헌" 보수적 멕시코서 이런 판결이?…'정반대' 美 놀랐다

김하늬 기자 2023. 9. 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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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대법원이 낙태죄가 위헌이라고 결론 내렸다.

낙태 시술을 불법으로 판단하고 낙태죄를 형법으로 제재하는 멕시코 주 정부 법률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멕시코 주 정부 32곳 중 20곳은 낙태를 불법으로 법률에 명시하고 있다.

이번 연방 대법원 판결이 즉각적으로 주의회나 주 법률에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낙태를 불법으로 지정한 주에 거주하는 여성들도 연방정부 운영 병원이나 진료소에서 합법적으로 낙태 수술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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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대법원이 낙태죄가 위헌이라고 결론 내렸다. 낙태 시술을 불법으로 판단하고 낙태죄를 형법으로 제재하는 멕시코 주 정부 법률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멕시코 사법부의 결정은 국경을 맞댄 미국의 연방대법원이 지난해 낙태권을 폐기한 것과 상반된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멕시코 시티의 한 건물 밖에 '형법 외 낙태'라는 배너가 걸려 있다 /로이터=뉴스1

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멕시코 연방대법원은 "낙태를 처벌하는 법체계는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위헌"이라고 트위터(새 이름 X)를 통해 판결 내용을 밝혔다. 이번 판결은 멕시코 의회에 이 법을 전면 개정하고, 연방정부 운영 병원에서 낙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요구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WSJ은 "멕시코 인구의 70%가 가톨릭 신자인 보수적인 국가에서 나온 결정"이라며 "앞서 낙태에 대한 형사소송을 금지한 대법원의 이전 명령을 확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결정으로 멕시코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보건기관의 의료 서비스에 낙태 수술이 포함되게 됐다. WSJ은 "법원이 정부에 (의료) 서비스 제공을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에 큰 변화"라고 낙태 반대 비영리 단체 '히레'(GIRE)를 인용해 보도했다.

현재 멕시코 주 정부 32곳 중 20곳은 낙태를 불법으로 법률에 명시하고 있다. 공립 주병원이나 진료소에선 태아의 기형이 심하거나, 산모의 생명이 위태로운 경우, 그리고 강간 등의 이유로 임신한 경우에 한해서만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2021년 멕시코 고등법원이 낙태를 범죄로 규정하는 형법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멕시코 북부 코아우리라주 등 일부 주 정부는 낙태하거나, 시술을 한 의료진을 징역형까지 처할 수 있는 형법 조항을 폐지하기도 했다. 또 재판부의 판사들은 고등법원의 판결 이후, 낙태와 관련된 기소를 기각하는 방향으로 바꿨다.

이번 연방 대법원 판결이 즉각적으로 주의회나 주 법률에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낙태를 불법으로 지정한 주에 거주하는 여성들도 연방정부 운영 병원이나 진료소에서 합법적으로 낙태 수술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생겼다. 또 연방 병원 의료진이 낙태 수술을 한다고 해서 형사 처벌받지 않도록 하는 의미가 있다. 히레 관계자는 "(낙태를 불법으로 하고 있는) 주 정부를 상대로도 법원에 이의를 제기해 놓은 상태다"며 "향후 대법원에서 여기에 대한 판결도 내려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외신들은 일부 라틴아메리카 국가에서 낙태를 완전히 합법화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고 짚었다. 2020년 말 아르헨티나가 낙태를 합법화했다. 이외에도 콜롬비아, 우루과이, 쿠바, 가이아나도 낙태를 허용한 상태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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