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비즈] 취업의 남방한계선을 넘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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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회사 팀장과 식사하다가 "청년들에게 남방한계선이 있다는 거 아십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반면 비수도권은 상반기 12개 지역, 하반기 11개 지역이 전국 평균 청년고용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비수도권은 청년고용률과 마찬가지로 상반기 12개, 하반기 11개 지역이 전국 평균보다 비경제활동인구 비중이 컸다.
이를 통해 청년들이 '취업의 남방한계선'과 같은 보이지 않는 경계를 넘어 지역과 상관없이 일하도록 민관이 함께 뛰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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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회사 팀장과 식사하다가 “청년들에게 남방한계선이 있다는 거 아십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남방한계선이라면 휴전선의 남쪽 2㎞를 따라 그어진 생명·안전의 최전선 아닌가. 대체 무슨 소린가 했더니 최근 젊은 직원들과 담소 중 나온 얘기라면서 청년들이 취업을 원하는 지역의 마지노선을 빗댄 말이란다. 수도권의 끝자락인 남방한계선을 벗어나 취업하느니 차라리 백수가 되겠다는 것이다. 어쩌다가 비수도권 지역으로의 취업이 이렇게나 꺼리는 일이 됐을까.
실제로 지난해 수도권의 청년(15~29세) 고용률은 성적이 괜찮았다. 경총이 분석해보니 상·하반기 모두 전국 17개 지역(지자체 기준) 중 서울·인천이 3순위 안에 들었다. 반면 비수도권은 상반기 12개 지역, 하반기 11개 지역이 전국 평균 청년고용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수도권과 일부 지역의 청년고용이 사실상 전체 청년고용을 끌어가는 모습이다.
청년실업률 문제는 더 복잡했다. 우리 제조업의 중심도시인 울산과 관광중심도시인 강원의 청년실업률이 지난해 상·하반기 모두 높았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대표 도시들이 청년실업 문제로 시름하고 있는 모습이 비수도권의 고민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청년 비경제활동인구도 양상은 유사하다. 청년의 절반 가까이가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건 전 지역이 비슷했지만 수도권은 전국 평균에 비해 청년 비경제활동인구 비중이 낮았다. 반면 비수도권은 청년고용률과 마찬가지로 상반기 12개, 하반기 11개 지역이 전국 평균보다 비경제활동인구 비중이 컸다. 일례로 경남은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할 20대 후반 비경제활동인구 중 통학도, 구직도 하지 않는 ‘쉬었음’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상·하반기 모두 30%를 넘었다. 제조업이 탄탄한 지역인 만큼 일자리가 부족하진 않을 텐데 그 이유를 찾기가 참 어렵다.
이처럼 비수도권이 청년고용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일자리 기회 자체의 부족, 선호 일자리의 변화, 기반시설 부족, 임금이나 근로조건 문제 등 복잡하고 다양하다. 이를 한 번에 해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니, 먼저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가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맞춤형 직업훈련과 고용 서비스다. 청년들이 현업에서 필요한 역량을 키울 수 있게 훈련시키고 직무를 실제 경험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간 주로 공공기관이 담당해온 일이지만 최근에는 민간기업들이 ESG 경영 차원에서 청년고용 지원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경총과 고용부의 ‘청년친화형 기업 ESG 지원사업’에도 110여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고, 특히 대기업들은 온라인 기반으로 비수도권 청년까지 지원하며 지역 간 기회의 불균형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년에는 예산도 늘어나는 만큼 지역 기업이 더 많이 참여해 비수도권 청년들에게도 기회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물론 더 근본적으로는 우리 기업들의 투자·혁신을 가로막는 규제 혁파를 통해 기업들이 많은 일자리를 만들도록 적극 지원하고, IT 등 신산업 융합 일자리나 지역 특산품 기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에 걸림돌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이를 통해 청년들이 ‘취업의 남방한계선’과 같은 보이지 않는 경계를 넘어 지역과 상관없이 일하도록 민관이 함께 뛰어야 할 것이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총괄전무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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