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중견국 ‘구애 전쟁’

2023. 9. 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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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국 파워가 강해지는 가운데 글로벌 패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은 적극적으로 이들 나라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미국은 인도에 이어 베트남을 끌어안음으로써 중국을 완전히 포위할 태세다.

바이든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미국은 인도를 시작으로 한국과 일본까지 이어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對) 중국 견제 전략을 완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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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도 이어 베트남 끌어안아 中 포위 태세
中은 브릭스 통해 중동 지역서 영향력 확대

중견국 파워가 강해지는 가운데 글로벌 패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은 적극적으로 이들 나라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미국은 인도에 이어 베트남을 끌어안음으로써 중국을 완전히 포위할 태세다. 중국은 이에 맞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를 활용해 특히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베트남을 향한 미국의 구애는 이미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강하게 드러났다. 당시 베트남은 인도, 인도네시아와 함께 초청 받았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G7이란 무대를 활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오는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을 국빈 방문함으로써 미국과 베트남 관계는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곧바로 베트남을 찾는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국빈 방문 기간 미국과 베트남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CSP)’를 맺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조약 동맹국이 없는 베트남은 CSP가 최고 수준의 양자 관계다.

바이든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미국은 인도를 시작으로 한국과 일본까지 이어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對) 중국 견제 전략을 완성할 수 있다.

이미 미국은 캠프 데이비드 회담으로 한국, 일본과 협력을 다짐했다. 인도는 브릭스 회원국이지만 중국과는 직접적인 영토 분쟁을 겪고 있으며 미국, 일본, 호주와 함께하는 안보협의체 쿼드(Quad)의 일원으로 중국보다는 미국과 가깝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지 않는 G20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관계를 한층 돈독히할 계획이다. 미 언론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소형 모듈형 원자로 핵협정이나 드론 거래 등 안보 측면에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브릭스를 지렛대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 당초 미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신흥경제강국으로 점찍으면서 만든 브릭스라는 용어는 중국의 주도로 어엿한 글로벌 공동체로 도약했다.

지난달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이란 등 중동 맹주들이 대거 참여하며 몸집을 11개 국가로 키웠다.

브릭스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한 탓에 이번 브릭스 회원국 확대는 반미(反美) 연합이 확장되는 것 아니냔 전망을 낳고 있다.

그런가하면 시진핑 주석은 일찌감치 G20 정상회의에는 불참을 통보해 G20의 위상을 떨어뜨리려 하고 있다. 또 미국 주도의 G20이 중국을 향한 경제, 안보 압박을 위한 무대가 될 것을 경계했다.

대신 오는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을 통해 다시 한 번 국제사회에 중국의 위상을 높일 계획이다.

또 영토 분쟁과 남중국해 갈등 등으로 감정의 골이 깊은 베트남에 고위 관리를 파견함으로써 베트남이 완전히 미국의 편에 서는 것을 막으려 노력하고 있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 5일 류젠차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하노이를 찾아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을 만났다.

다만 미국과 중국이 주요 정상회의를 베트남 등 중견국 쟁탈전 무대로 활용하면서 정작 글로벌 현안 논의 및 해결이란 국제회의 본연의 목적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마이클 쿠겔만 워싱턴 윌슨센터 남아시아연구소 소장은 “진영이 나뉘는 것은 세계적 위협에 대응하는 데 좋은 소식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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