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K-방산, 3조원대 '오르카 프로젝트' 따낼까…홍보전 치열

박수윤 2023. 9. 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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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대통령, 한국 부스 찾아 한화 잠수함에 '관심'
K2전차 탑승한 폴란드 전차병 "민첩하고 승차감 편해" 엄지척
한화시스템, 'MSPO 2023' 전시 참여 (서울=연합뉴스) 한화시스템은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8일까지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리는 '제31회 폴란드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MSPO)에 참가한다고 6일 밝혔다. 사진은 MSPO 2023에 마련된 한화시스템 부스 전경. 2023.9.6 [한화시스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키엘체[폴란드]·서울=연합뉴스) 국방부 공동취재단·박수윤 기자 = 폴란드가 잠수함 도입을 위한 '오르카 프로젝트'에 착수하면서 수주전에 나선 한국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유럽 3대 국제 방위산업전시회로 꼽히는 'MSPO 2023' 개막 이틀차인 6일(현지시간) 폴란드 키엘체에는 한국 방산업체와 정부·군 관계자들이 총출동해 세일즈를 벌였다.

오르카 프로젝트는 3천t급 잠수함 3∼4척을 새로 도입하는 것이 목적이다. 사업 규모는 3조원대로 추정된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지난 5월 24일 수도 바르샤바에서 열린 '디펜스24데이' 콘퍼런스에서 "올해 잠수함 도입을 위한 '오르카'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이라며 "입찰이 곧 시작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브와슈차크 장관은 "우리 대륙(유럽)뿐 아니라 그 너머의 파트너들도 초대하고 싶다"며 입찰 참여 대상을 유럽 업체만으로 제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한국 업체들은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 다국적 연합해상훈련인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 등을 통해 한국 잠수함의 실전 작전운용 능력은 정평이 나 있다.

인터뷰하는 이부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럽법인장 (서울=연합뉴스) 이부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럽법인장이 지난 6일(현지시간)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제31회 폴란드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MSPO) 한화 부스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9.7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한화그룹의 이부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럽법인장은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 11개 업체가 폴란드에 예비입찰 의향서를 낸 것으로 안다"며 "현재 저희가 검토하고 있는 것은 '장보고-III' 잠수함"이라고 말했다.

이 법인장은 "폴란드 측은 잠수함을 도입할 때 유지·보수·정비(MRO) 능력도 달라는 게 주된 요구사항으로, 그건 저희가 충분히 할 수 있다"며 "독일, 프랑스, 스웨덴이 주된 경쟁자인데 기술적으로 저희가 훨씬 뛰어나다"고 자신했다.

그는 특히 "(잠항 시간을 늘리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된 모델은 저희와 일본밖에 없다"면서 이번 전시회에 강력한 경쟁자인 일본이 참여하지 않은 것은 우호적인 여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술적으로 폴란드 측의 요구사항이 많은데 그걸 다 충족시킬 수 있는 모델은 한국 솔루션이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대화하는 김동관 부회장과 폴란드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제31회 폴란드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MSPO)의 한화그룹 부스에 전시된 장보고-III 모형 앞에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9.6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에 K9 자주포와 정밀유도무기 천무를 대거 수출하면서 쌓은 네트워크가 한화오션의 수주 경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작년부터 쌓아온 신뢰 관계들이 있기 때문에 더 쉽게 폴란드 해군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한국 부스를 둘러보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만나 잠수함 기술에 대해 설명을 듣기도 했다.

조현기 방위사업청 기반전력사업본부장은 "폴란드에서는 한국을 좋은 후보로 생각하고 있고, 한국 조선소들이 굉장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마도 잠수함 사업에 진출할 기회가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포즈 취하는 폴란드 K2 전차병 (서울=연합뉴스) 폴란드 K2 전차병(35세) 체자르 크라쳭이 지난 5일(현지시간)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제31회 폴란드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MSPO) 외부에 전시된 K2전차 앞에서 엄지를 세우고 있다. 2023.9.7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업체들은 이 밖에도 다양한 최신 무기들을 소개하며 열띤 홍보전을 벌였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K2 전차 1차 계약을 체결한 이후 2차 계약을 성사하기 위해 폴란드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서준모 현대로템 유럽방산법인 법인장은 "2차 계약은 작년에 체결한 총괄 계약에 따라서 컨소시엄 멤버들 간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폴란드 수출을 성사한 이후 루마니아, 체코, 리투아니아 등 전차 교체 수요가 있는 주변국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키엘체 야외 전시장에서 만난 폴란드 K2 전차병 체자르 크라쳭(35) 씨는 "제가 탔던 T-72탱크에 비해 엄청난 발전을 느낄 수 있었다"며 "탱크의 추진력과 성능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K2를 운전하면 이동성과 민첩성이 온몸으로 느껴진다"며 "다양한 지형, 진흙·모래에서 기동해도 승차감이 편하고, 모든 결점과 유입 경로를 매우 쉽게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의 세바스찬 흐바훽 회장은 "미사일과 포병 솔루션의 경우 한국이 우리보다 더 발전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은 한국과 함께 폴란드에서 생산하고자 한다"며 "한국과 폴란드는 한쪽이 위험에 처하면 서로 적극적이고 가시적으로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I, 폴란드 방산 전시회 참가 (서울=연합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나흘 일정으로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리는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에 참가했다고 6일 밝혔다. 사진은 MSPO KAI 부스를 방문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마리우스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 및 부총리, 엄동환 방위사업청 청장. 2023.9.6. [KA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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