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 음식 배달, 2025년부터 플라스틱 반입은 전면 금지
커피숍 일회용컵에도 300원 보증금 부과
2025년 서울 한강공원에서 플라스틱이 퇴출된다. 커피숍 등의 일회용컵에도 300원의 보증금이 부과된다. 공공기관 주관 행사에서는 다회용기 사용이 의무화되고 단독주택에서도 재활용품을 분리배출할 수 있는 시설이 확충된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 이 같은 종합대책을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2021년 하루 2753t인 서울 폐플라스틱 발생량을 2026년까지 10% 감축한 2478t으로 줄이고, 쓰레기 재활용률은 69%에서 79%로 높일 계획이다.
서울에서 하루 배출되는 플라스틱은 2014년 896t에서 2021년 2753t으로 7년 만에 200% 이상 폭증했다. 배달 문화 확산과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된 영향이다. 2017년 1353t에서 2019년 2237t으로 연간 2000t을 넘긴 이후 증가 추이를 볼 때 2026년이면 지금보다 40%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서울시의 분석이다.
플라스틱 처리에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연간 40만5000t으로 전체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배출량의 13.6%를 차지한다.
한강공원, 2025년 플라스틱 퇴출···일회용컵 보증금제 도입·제로식당 확대
이에 서울시는 한강공원의 플라스틱 퇴출을 추진한다. 우선 올해 잠수교 일대를 ‘일회용품 배달용기 반입 금지구역’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이어 2024년 뚝섬·반포한강공원, 2025년 한강공원 전체를 ‘제로 플라스틱존’으로 운영한다.
이인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계도와 홍보가 아니고 반드시 이행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또 2025년부터 커피 전문점 등에서 사용하는 일회용컵에도 보증금 300원이 부과된다. 현재는 포장 주문에 사용하는 다회용컵에만 1000원 안팎의 보증금을 받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일회용컵 보증제를 도입한 제주·세종에서 314만개의 컵을 회수하는 등 보증금이 반환율을 40~64%까지 높였다”며 “다른 지역 사례를 참고해 적용 대상과 반납법 등을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컵(텀블러) 사용 고객에게 음료값을 할인해주는 시내 카페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300원 추가 할인도 지원한다. 오는 11월까지 100여개 매장에서 시범 적용한 뒤 내년부터는 참여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울페이 상품권(15% 할인)을 발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6억3000만개가 배출되는 서울 시내 일회용컵 사용량을 2026년까지 1억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이번 대책에 따라 앞으로 공공기관이 주최하는 행사에서는 먹거리 판매 시 반드시 다회용기를 사용해야 한다. 지난 7월 서울의료원에서 시작된 ‘장례식장 다회용기 사용’을 내년부터 서울 시내 64개 민간 병원 장례식장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음식을 다회용기에 배달해주는 ‘제로식당’ 역시 현재 10개 자치구 1000곳에서 2026년 서울 전역 5000곳까지 확대한다. 세제·음식 등을 포장재 없이 다회용기에 담아 판매하는 ‘제로마켓’을 2026년까지 10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단독주택 플라스틱 배출거점 확충···폐플라스틱을 재활용 원료로
플라스틱 재활용률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폐기물 회수 인프라를 확충하고 폐플라스틱에서 연료나 섬유를 추출하는 자원화에 투자한다. 이렇게 해서 쓰레기 재활용률을 현재 69%에서 79%까지 끌어올리고 온실가스를 14만t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원칙 없이 쓰레기가 배출됐던 단독주택 밀집지에는 재활용 분리배출 거점을 현재 1만3000곳에서 2026년 2만곳까지 확대한다. 원룸촌, 대학가, 버스정류장 같은 상습 ‘혼합배출’ 지역도 발굴해 분리배출 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2026년까지 버스정류장에 재활용품 수거함 1500대, 광역버스환승센터·중앙차로 버스정류장 200곳에 일회용컵 회수기를 비치한다.
플라스틱에서 연료와 섬유 등 자원을 추출하려면 색깔별·재질별로 더 엄격한 분리배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투명 페트병·폐비닐 분리배출 요일제를 단독주택 지역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재 종량제봉투에 섞여 하루 800t씩 소각·매립되는 플라스틱·비닐류를 선별센터 등을 활용해 수거하고, 이 중 하루 335t을 재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쓰고 남은 봉제 원단도 종량제봉투에 폐기되고 있는데, 이를 하루 100t가량 수거해 자원화할 예정이다.
수거된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은 연료유나 재생원료로 생산된다. 서울시는 지난 4월 국내 정유화학사 4곳과 체결한 업무협약에 따라 2026년까지 8만6000t의 폐비닐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 폐기물이 열분해돼 플라스틱 또는 원유의 원료가 된다.
인공지능(AI)이 재활용 선별시스템에 적용하면 폐기물 수거 속도와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서울시는 2026년까지 AI 선별로봇을 모든 공공 선별시설에 도입할 예정이다.
환경단체는 더 전폭적인 감축이 필요하지만 서울시 차원에서 이 같은 종합대책을 구체적으로 마련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고 봤다. 박정음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장은 “비교적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고, 쓰레기 배출과 선별에서 구조적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다른 지자체에 비해 노력했다고 평가된다”며 “실제 목표를 얼마나 이행하는지를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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