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앞둔 자립준비청년 72% “독립 두려움”…원인은 생활비·학비·주거비 등 ‘경제력’
보호 종료로 독립을 앞둔 자립준비청년 대부분이 두려움을 느끼는 데는 생활비와 주거비 등 경제적 이유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학업보다는 취업에 대한 장래 계획을 더 많이 세웠다. 청년 중 7%는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전혀 없는 상태다.
서울 도봉구는 지난 6~8월 지역 내 자립준비청년 41명 가운데 29명을 온라인으로 조사해 이 같은 실태를 파악했다고 7일 밝혔다.
자립준비청년은 아동양육시설이나 공동생활가정, 가정위탁 등의 보호를 받다가 만 18세 이후 보호 종료로 독립에 나서는 청년(보호종료아동)을 의미한다. 서울에는 자립준비청년(만 15~18세)과 예비자립준비청년(만 12~14세) 약 2526명이 있다.
이번 조사를 보면 청년 대부분(72%)은 “자립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답했는데, 생활비·학비 등 경제적 이유(59%)와 주거(22.7%) 문제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취업·진학 등 진로(18.3%)에 대한 고민은 이보다 후순위다.
이에 자립준비를 위해 받고 싶은 교육은 경제·주거 관련 내용(58.6%)이 높은 비율 차지했다. 살 곳을 마련하는 데 주거비(62%)가 가장 중요한 탓에 전세자금·월세(임대료) 지원에 대한 욕구도 제일 컸다. 청년들이 장래 계획으로 학업보다 ‘취업’(43%)을 염두하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분석된다.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비율도 14%였다.
청년들은 생활의 어려움이나 고민이 생겼을 때 도움을 요청할 사람의 수가 1~2명(44.8%)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반면 전혀 없다는 응답도 6.9%였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사회적 지지기반이 여전히 부족한 청년들에게 필요한 정책을 이번 조사로 알 수 있었다”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 자립역량강화 교육 프로그램과 지원 제도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년들이 학비·주거비 등 자립을 위한 종잣돈을 미리 마련할 수 있도록 서울시는 이날 (사)희망을나누는사람들,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디딤씨앗통장 장학금 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만 12~14세 예비자립준비청년 120명에 대해 총 2억88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디딤씨앗통장은 일정 금액을 매달 저축하면 지자체(국비 포함)가 최대 10만원까지 1:2 매칭 보조금을 추가 적립해주는 제도다. 이번 협약으로 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생활 중인 아동·청소년의 디딤씨앗통장에 4년간 모금회에서 월 5만원씩 입금하면 월 10만원씩 매칭돼 1인당 총 750만원을 모을 수 있다.
오세훈 시장은 “민·관 협력으로 아동·청소년들이 보호기간 중 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후원해 홀로서기에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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