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만명 모의고사 성적 유포한 대학생 해커 징역 2년6개월

법원 “영리 없어도 죄책 무거워”

법원 로고. /조선DB

작년 11월 경기도교육청이 주관한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자료 유출 사건의 주범인 대학생 해커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6단독 정승화 판사는 6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 침입) 및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19)씨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5일부터 올 2월 18일까지 경기도교육청 전국학력평가시스템 서버에 해킹 등 수법으로 75회에 걸쳐 침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 2월 18일 해당 서버에서 탈취한 전국 고교 2학년 약 27만명의 성적표 파일을 텔레그램 핑프방 운영자 B(20)씨에게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도 텔레그램에 이 성적자료를 공개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핑프방은 수능 및 고교 내신과 관련된 인터넷 강의, 시험지 등 수험자료를 공유하는 텔레그램 채널이다.

A씨는 고3 수험생이던 지난해 10월경 같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친구 C군 등 2명에게 자신들이 거주하는 지역 고등학교 3학년 1만여명의 성적표 파일 또는 해당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는 해킹 인터넷 주소 링크를 제공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정 판사는 “피고인의 범행은 부정한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탈취하고 부정한 목적으로 3차례 이 자료를 제공한 범죄”라며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하는 중대한 위법행위로 그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27만여건의 개인정보를 유출하면서 자신을 무시한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싶다는 악의적 의도로 범행했다”며 “초범이고 사실관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금전 등 영리적 취득이 없고 치기 어린 범행인 점을 고려해도 죄책이 너무 무거워 낮은 형 선고가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