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잡이 출신' 황선홍에게 던져진 올림픽·AG대표팀 '공격 고민'
(창원=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선수 시절 국가대표 주전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황선홍 감독이 동시에 이끄는 2024 파리 올림픽 대비 22세 이하(U-22) 축구 대표팀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모두 '공격 고민'을 겪고 있다.
황 감독은 경남 창원에서 올림픽 대표팀과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모두 소집해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올림픽 대표팀은 파리 올림픽 1차 관문에 해당하는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예선에 들어갔다.
두 팀을 오가며 U-23 아시안컵 예선과 아시안게임 경기를 연이어 치러야 하는데, 빼곡하게 이어지는 실전의 첫걸음부터 만만치 않다.
올림픽 대표팀이 6일 U-23 아시안컵 예선 첫 경기에서 카타르에 예상 밖의 0-2 완패를 당하면서 출발부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자국에서 U-23 아시안컵 본선을 개최하는 카타르와의 대결이 친선경기로 간주하면서 예선 순위 집계에는 반영되지 않는다는 게 다행으로 여겨질 정도로 황선홍호는 과정과 결과를 모두 잡지 못했다.
골키퍼의 실수 등으로 허무하게 실점한 수비도 아쉬웠지만, '강호'라고 부르기엔 어색한 카타르를 상대로 안방에서 한 골도 뽑아내지 못한 채 졌다는 점이 더욱 당혹스럽게 다가온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슈팅 10개, 유효 슈팅 2개로 모두 카타르(슈팅 12개·유효 슈팅 5개)보다 적었다.
'광주FC 듀오'인 최전방 공격수 허율과 측면 자원 엄지성의 호흡이 초반에 번뜩였고, 실점 이후 공격적 교체 카드가 다양하게 가동됐으나 결국 골로 연결되진 못했다.
황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공격적인 세밀함이 부족한 경기였다"는 진단을 가장 먼저 내렸다.
파리 올림픽 최종 예선인 내년 4∼5월 U-23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하려면 이번 예선에서 조 1위에 오르거나, 11개 조 2위 팀 가운데 상위 4팀 안에 들어야 한다.
키르기스스탄(9일), 미얀마(12일)와의 경기가 남은 가운데 카타르전에 나서지 않은 선수 중엔 '해외파' 정상빈(미네소타) 정도가 공격진에 변화를 줄 만한 카드로 남아 있다.
황 감독은 "다음 경기는 승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여러 가지 상황에 대비한 공격을 준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9일부터 조별리그를 앞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선 최종 엔트리가 확정됐을 때부터 전문 '원톱' 자원 부족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왔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9골을 터뜨리며 금메달 획득의 주역으로 맹활약한 황의조(노리치) 같은 무게감 있는 최전방 공격수가 없다는 평가가 끊이지 않았다.
이번 대표팀엔 박재용(전북), 안재준(부천)이 최전방 공격수로 이름을 올렸는데, 두 선수 모두 선발 당시 2부리거였던 터라 부담감이 큰 경기에서 방점을 찍어줄 수 있을지 의문 부호가 따라다녔다.
군 복무를 위해 김천상무에서 뛰며 최근 K리그2 득점 선두에 오른 조영욱이 급부상하는 모양새인데, 그는 전문 스트라이커라기보다는 공격 부문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해 온 선수라 황 감독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11골로 득점왕에 올랐고 한국 남자 선수 역대 A매치 득점 2위(50골)에 오른 명 스트라이커였던 황 감독은 "아시안게임 대표팀 스트라이커에 대한 우려를 잘 안다"고 말했다.
그는 "박재용은 소속팀 경기 참여도가 좀 떨어져 있으나 안재준은 컨디션이 올라오는 중이다. 현재 좋은 상황인 조영욱도 원톱을 맡을 수 있어서 훈련을 통해 조합을 찾고 맞춰 나가려고 한다"며 "선수들의 컨디션을 보고 1차전 라인업을 짤 것"이라고 밝혔다.
공격 전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존재감을 살릴 최적의 포지션도 남은 변수다.
일단 대표팀에 들어온 뒤 동료들과 호흡 등을 지켜봐야 명확해질 수 있는 부분인데, 이강인은 현재 허벅지 부상으로 대표팀 합류 시점조차 불분명한 상황이라 황 감독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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