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즈 서울로 한국 찾은 미술 VIP들이 방문한 곳은?

김민 기자 2023. 9. 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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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용산구의 한 레스토랑.

프리즈 서울은 갤러리들이 모여 작품을 판매하는 '미술장터'이지만, 거대한 마케팅 플랫폼이 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술계에 따르면 프리즈 서울을 계기로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 후원회, 구겐하임 아부다비 미술관장, 미국 뉴욕 디아미술재단 디렉터, 마이애미 배스미술관 후원회, 아스펜미술관 후원회, 중국 UCCA 현대미술센터 관장, 일본 모리미술관장 등 주요 미술계 인사들이 한국을 찾았다.

한국인 최초로 유럽 미술관장이 된 이숙경 영국 휘트워스미술관장도 프리즈 아트페어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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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프 서울·프리즈 서울’ 아트페어가 개막한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뉴시스
5일 서울 용산구의 한 레스토랑. 평소라면 손님들이 각자 테이블에 앉아 조용히 식사했을 이곳에 잘 차려입은 사람들이 서서 영어와 한국어로 이야기를 나눴다. 여기엔 마미 카타오카 일본 도쿄 모리미술관장, 아론 세자르 영국 델피나재단 창립이사 등 해외 미술 기관 인사와 언론인, 예술가들이 섞여 있었다. 이들은 휘슬(서울), ROH(자카르타), STPI(싱가포르), 다케 니나가와(도쿄) 등 4개 갤러리가 준비한 디너파티에 참가한 사람들이다.
글로벌 아트페어인 프리즈 서울의 6일 개막을 전후로 해외 주요 미술인들이 서울로 몰려들었다. 프리즈 서울은 갤러리들이 모여 작품을 판매하는 ‘미술장터’이지만, 거대한 마케팅 플랫폼이 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리즈 서울이 개막하기 전부터 여러 갤러리들이 합동 디너파티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샤넬, 프라다, 보테가 베네타 등 명품 브랜드도 앞다투어 팝업 전시와 파티를 열었다. 프리즈 서울 안팎의 풍경을 소개한다.

● 세계 미술 VIP들이 서울에

미술계에 따르면 프리즈 서울을 계기로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 후원회, 구겐하임 아부다비 미술관장, 미국 뉴욕 디아미술재단 디렉터, 마이애미 배스미술관 후원회, 아스펜미술관 후원회, 중국 UCCA 현대미술센터 관장, 일본 모리미술관장 등 주요 미술계 인사들이 한국을 찾았다. 홍콩의 ‘슈퍼 컬렉터’인 애드리언 챙을 비롯해 국내외 연예인들도 6일 페어장에서 볼 수 있었다.

4일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강서경 개인전 ‘버들 북 꾀꼬리’ 미디어 행사에서 작가의 작품이 공개돼 있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매체와 방식으로 회화의 확장 가능성을 탐구하는 강서경 작가의 최대 규모 개인전이다. 작가는 전시를 통해 각기 다른 존재들이 연결되고 더불어 관계 맺는 풍경을 제시했다. 뉴스1

해외 미술인들은 아트페어 관람은 물론 국립현대미술관, 김범, 강서경 개인전이 열리는 리움미술관, 김환기 회고전이 열리는 호암미술관, 경기 파주 비무장지대(DMZ)에서 열리고 있는 현대미술 전시 ‘체크포인트’ 등도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민주 프리즈 아시아 VIP 및 사업개발 총괄 이사는 “VIP들이 특히 근대 이전의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며 “한국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아름지기와 예올을 방문한 뒤 미슐랭 한식 레스토랑인 ‘온지음’을 찾거나, ‘조선 양화’전이 열리는 호림박물관을 방문하는 것도 주요 투어 동선”이라고 밝혔다. 권 이사는 “해외 미술인에게도 한국은 케이팝과 뷰티, 정보기술(IT)로만 익숙하다는 점이 아쉬워 한국이 오랜 역사와 문화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호림박물관 전시 전경. 호림박물관 제공

한국인 최초로 유럽 미술관장이 된 이숙경 영국 휘트워스미술관장도 프리즈 아트페어를 찾았다. 그는 “영국에서도 글로벌 아트페어가 열리면 이에 맞춰 주요 미술관이 중요한 전시를 연다”며 “아트페어를 미술관처럼 생각하는 것은 곤란하지만, 이를 계기로 로컬 미술을 알리려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 페어장은 차분한 분위기

거고지언(가고시안), 하우저앤워스 등 글로벌 갤러리 120여 곳이 참가한 페어장의 6일 사전 프리뷰 풍경은 차분했다. 팬데믹 이후로 이어진 미술 시장 침체 분위기로 갤러리들은 과감한 고가의 작품보다는 아시아 컬렉터에게 꾸준히 인기를 모은 안전한 작품을 전시했다.
한국인 컬렉터 A씨는 “경기 불황으로 갤러리들이 판매액에 대한 기대를 접고 전속 작가를 소개한다는 느낌이었다”며 “올해는 프리즈 자체보다 팝업 전시나 국내 갤러리들의 신경 쓴 전시와 이벤트가 좋았다”고 말했다.

프리즈 서울에 참가한 하우저앤워스 갤러리 부스 전경. 왼쪽부터 라시드 존슨, 필립 거스턴, 루이스 부르주아의 작품. 하우저앤워스 제공

갤러리들이 공개한 1일차 판매 실적도 무난했다. 지난해 조지 콘도의 40억 달러 상당 회화 작품을 판매한 하우저앤워스는 이날 라시드 존슨의 회화(약 13억 원), 조지 콘도의 회화(약 10억 원) 등 13점이 주인을 찾았다고 밝혔다. 두 작품은 아시아 컬렉터가 구매했고, 폴 매카시의 조각 ‘미미’는 한국인이 약 7억 원에 샀다. 페이스갤러리는 알렉산더 칼더의 1965년 조각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거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호가는 200만 달러(약 26억 원)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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