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겠다고 분수대 안 성큼성큼… 450년 된 伊 동상 훼손한 관광객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한 독일 관광객이 인증사진을 남기겠다고 16세기에 제작된 넵튠 분수대 동상에 오르다 이를 파손시키는 일이 벌어졌다.
6일(현지 시각)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피렌체 경찰은 문화재 훼손 혐의로 한 독일 관광객을 체포했다. 이 관광객은 지난 4일 새벽 1시쯤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피렌체 시뇨리아 광장에 설치된 넵튠 분수대 동상에 무단으로 오른 혐의를 받는다.
분수대의 동상은 1565년 작품으로, 피렌체의 대표적인 기념물 중 하나로 꼽힌다. 바다의 신 넵튠이 말들이 끄는 조개 모양의 마차 위에 올라탄 모습이다.
이날 관광객이 동상에 무단으로 오르면서, 말과 조개 마차 조각상 일부가 훼손됐다. 피해 금액은 최소 5000유로(약 700만원)로 추산된다. 관광객은 복구 비용뿐만 아니라, 무거운 벌금까지 물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피렌체 시장도 이번 사건에 분노했다. 다리오 나르델라 시장은 엑스(옛 트위터)에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과 관광객의 인증사진을 직접 올리며 “문화유산 훼손 행위에 대해 선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넵튠 조각상에 올라간 관광객은 막대한 벌금을 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CTV 영상을 보면, 이 관광객은 일행 2명과 분수대 앞에 도착한 뒤 홀로 동상을 성큼성큼 올랐다. 그리고 몇 차례 포즈를 취하더니 내려왔다. 나르델라 시장은 “이 관광객은 단지 사진을 찍기 위해 넵튠 동상에 올라가는 게 옳은 행동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현재 관광객은 구금된 상태다. 유죄 판결을 받으면 벌금은 물론, 앞으로 피렌체 방문이 금지될 수 있다.
한편 관광객의 이탈리아 문화재 훼손은 처음이 아니다. 불과 한달 전에는 다른 독일 관광객 2명이 인증사진을 찍으려 무리하게 포즈를 취하다 150년된 이탈리아 조각상을 박살냈다. 워낙 여러 조각으로 부서져 복구가 아예 불가능할 정도였다. 동상 가치가 무려 21만8000달러(약 2억8300만원)가 넘었지만, 관광객 일행은 조각상을 부순 뒤 아무 말 없이 현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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