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위기 벗어나려면…'감시 사각지대'부터 탈출해야
[편집자주] 새마을금고가 금융시장을 흔드는 '뇌관'이 되고 있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중앙회장을 견제할 수단이 없었다. '셀프감사' 등 내부통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전문가는 턱없이 부족했다. '감독사각지대'에서 조용히 위기를 키웠다. 새마을금고가 서민금융기관으로 제 역할을 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봤다.
새마을금고가 지금의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중앙회장, 금고 이사장 등 지도부의 과도한 권한을 견제할 수단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독권을 전문성 있는 금융위원회로 이관해야 한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된다. '뱅크런' 사태와 사법 리스크가 연달아 발생한 후 발족된 '경영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가 실효성 있는 개선 방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사회의 정원은 총 21명으로 4명을 제외하곤 모두 새마을금고 출신이다. 이사회의 구성원은 △중앙회장·신용공제대표이사·지도이사·전무이사 등 중앙회 임원 4명 △각 지역을 대표하는 금고 이사장 13명 △변호사·교수 등 외부 전문이사 4명이다. 이사회 의장은 중앙회장으로, 중앙회장이 소집할 때 이사회가 열린다.
이사회 구성이 내부 출신을 중심으로 꾸려져 있어 경영진 감시·견제가 제대로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다. 중앙회 임원과 금고 이사장은 서로를 감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지만 실상은 협력·공생 관계에 가깝다. 중앙회장 선출권이 금고 이사장에게 있기 때문이다. 금고 이사장의 투표로 뽑힌 중앙회장은 자동으로 이사회 의장이 되고 또다른 이사회 구성원인 신용공제대표이사·지도이사·전무이사를 선임한다.
외부 감시도 부족하다. 상호금융조합인 농협중앙회·수협중앙회와 달리 새마을금고중앙회는 국정감사 필수 대상이 아니다.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각종 금융지원사업을 시행하는데도 국정감사 필수 대상에선 빠져 있다. 농협·신협·수협 등과 달리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관리·감독도 받지 않는다. 농협·신협·수협은 금융위·금감원으로부터 신용사업(금융) 감독을 받게 돼 있으나 새마을금고는 행안부가 요청하지 않는 이상 금융위·금감원의 감독 대상이 되지 않는다.
전문가는 지배구조 개선, 감독권 이관을 통해 내·외부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중앙회장과 금고 이사장의 자격을 이해 관계 없이 검증하는 상설기구가 중앙회 내에 필요하다"며 "금융당국에서 파견한 인사나 정부 인사 등 다양한 기관 출신을 지도부선출위원회에 포함해 지도부의 도덕성과 경영 전문성을 검증·감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금고 이사장의 투표로 선출된 중앙회장이 개별 금고를 원칙에 따라 면밀히 감독하긴 힘들다"며 "금융위로 감독권을 이관해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중앙회에 설치된 혁신위는 감독권 이관 문제를 포함해 경영 혁신 방안을 광범위하게 검토하고 있다. 혁신위는 뱅크런 사태와 박차훈 중앙회장의 사법 리스크로 새마을금고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중앙회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발족했다. 혁신위 위원은 총 12명으로, 행안부·금융위·금감원·한국은행 등이 추천한 외부 전문가 8명과 이사회가 추천한 내부 인사 4명으로 이뤄져 있다. 지난 5일 혁신위는 2차 회의를 진행하고 혁신을 위한 10대 핵심 과제를 선정했다. 핵심 과제는 △지배구조 및 경영 혁신 △건전성 및 금고 감독체계 강화 △금고 경영구조 합리화 및 예금자보호 강화 등 3대 분야에서 다시 10개로 세분화됐다. 혁신위는 활동 기간인 오는 11월17일까지 개혁 방안을 도출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회 관계자는 "혁신위 위원이 대부분 외부 전문가로 구성돼 있고 언론도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강도 높은 혁신안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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