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5, 애플 성장세 이끌까…깊어지는 회의론 "내년은 고통"

권성희 기자 2023. 9. 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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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애플 스토어


애플이 오는 12일 새로운 아이폰 공개 행사를 연다. 아이폰15로 명명될 것으로 보이는 아이폰 신제품이 애플의 실적 성장세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애플은 올 4~6월 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매출액이 감소했다. 애플은 지난 8월 실적 발표 때 7~9월 분기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4개 분기 연속 매출액 감소세를 아이폰15가 반전시킬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아이폰15 뭐가 바뀌나
아이폰15 프로 모델은 프로세서와 카메라 기능이 향상되고 티타늄 케이스가 사용돼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보다 가벼운 느낌을 줄 것으로 보인다.

프로 모델보다 가격이 저렴한 아이폰15 기본 모델은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4 프로에 탑재됐던 프로세싱 칩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아이폰15 기본 모델과 프로 모델의 공통적인 변경 사항은 충전 단자가 2012년 아이폰5에서부터 도입됐던 라이트닝 방식에서 호환성이 높은 USB-C 타입으로 바뀐다는 점이다.

이는 유럽연합(EU)이 지난해 6월 모든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충전 단자를 USB-C 타입으로 통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에 불가피한 변화다.

이 같은 충전 단자 변경이 아이폰15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 UBS의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보그트는 "사람들이 아이폰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업그레이드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이폰15로 갈아타면) 모든 충전 단자를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애플이 USB-C 타입을 채택하면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 등 안드로이트폰과 충전 단자 공유가 가능해 안드로이드폰에서 아이폰으로 교체하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아이폰15의 또 다른 변화는 가격이다. 애플은 2020년 이후 아이폰 가격을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가격 인상이 확실해 보인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고급 모델인 아이폰15 프로의 경우 가격이 100달러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급 모델 통한 성장 전략
애플은 스마트폰 판매량이 정체된 상황에서 고급 모델의 아이폰 판매를 늘려 매출액과 순이익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이 둔화하기 시작하자 2019년부터 아이폰 기본 모델보다 뛰어난 카메라 시스템과 더 좋은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프로 모델을 도입해 제품 라인을 다변화했다.

이후 애플은 프로 모델을 더욱 차별화해 소비자들이 더 비싼 프로 모델을 선택하도록 유도했다. 지난해에는 아이폰14 프로에 최첨단 칩셋을 독점적으로 탑재했다.

이 같은 아이폰 고급 모델 전략은 성공해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2020년 이후에는 아이폰 가격을 올리지 않았음에도 아이폰 프로의 판매 비중이 늘면서 아이폰은 매출액 성장세를 이어갔다.

아이폰 매출액은 회계연도 2019년 1424억달러에서 2022년에 2055억달러로 44% 이상 증가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같은 기간 아이폰 출하량은 15%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기간 동안 애플의 전체 순이익은 81% 가까이 늘어났다.

아이폰14 시리즈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아이폰 성장세, 한계에 도달했나
하지만 일각에서는 애플의 이 같은 고급 모델을 통한 성장 전략이 곧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 인텔리전스 리서치 파트너스의 공동 설립자인 조쉬 로위츠는 WSJ에 "아이폰 프로도 매출 포화 상태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아이폰 프로를 살만한 고객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16년까지 애플의 마케팅팀에서 선임 이사로 일했던 마이클 가텐버그는 WSJ에 "소비자들이 새로운 아이폰 프로의 기능이 기존 모델과 어떻게 다른지 구분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이폰13만으로도 충분할 것이고 기본적인 아이폰 카메라로도 충분히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인텔리전스 리서치에 따르면 올 4~6월 분기에 미국 내 아이폰 판매 단가는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와 전분기 대비 낮아졌다. 4~6월 분기 아이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하며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밑돌았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8월 실적 발표 때 "지난 몇 분기 동안 미국 내 스마트폰 시장이 하락세를 겪고 있다"며 7~9월 분기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애플 실적, 내년이 문제
최근 몇 년간 애플의 아이폰 매출액이 늘어나는데 기여했던 또 다른 요인은 이동통신사들이 5G 휴대폰으로의 전환을 장려하기 위해 보조금을 대폭 늘린 것이었다.

애플은 2020년 말 아이폰12를 통해 처음으로 5G 휴대폰을 출시했다. 5G 휴대폰으로 2021년에 아이폰 매출액은 거의 40%가량 급증했다.

컨설팅회사인 베이스트리트 리서치 창업자인 클리프 말도나도는 WSJ에 아이폰15를 밀어내기 위해 이동통신사 보조금 지급이 올해 말까지 지속될 수 있지만 내년에는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통신사들이 5G 휴대폰으로 전환을 장려하기 위해 3년간 보조금을 지급한 뒤 내년부터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보조금 지급을 없앨 수 있다는 관측이다.

말도나도는 "소비자들은 휴대폰을 점점 더 오래 쓰고 있다"며 "애플의 고통은 내년에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커지는 중국 리스크
중국도 애플의 아이폰 사업에 리스크가 되고 있다. WSJ는 이날 중국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아이폰 등 해외 브랜드의 스마트폰을 업무용으로 사용하지 말라고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아니고 직장 내 채팅방이나 회의 때 내려진 지침이다. 애플은 전체 매출액의 19%가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아이폰 금지령을 광범위하게 내리고 있다면 애플의 중국 사업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보도로 애플 주가는 6일 3.6% 하락한 182.91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올들어 40.8% 급등한 것이다.

CNBC에 따르면 애플은 향후 1년간 순이익 전망치를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이 29배이다.

또 애플을 커버하는 애널리스트 43명 가운데 11명이 '강력 매수', 20명이 '매수' 의견이다. '보유' 의견은 11명, '시정수익률 하회' 의견은 1명이다. '매도' 의견은 한 명도 없다.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200.68달러이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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