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 ‘반성’으로 첫 공식 무대… “통신사가 제공한 인프라서 빅테크가 주인공 역할”

안상희 기자 2023. 9. 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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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가 구축한 인프라서 빅테크가 주인공된 현실
통신사, ‘인프라 퍼스트’ 아닌 ‘디지털 서비스 퍼스트’ 전략 취해야
KT, 통신사 중심의 디지털 영역 목표…'디지털 혁신 파트너’
인류 삶 가치를 증진하는 디지털 서비스 선제적으로 제시해야
김영섭 KT 신임 대표./조선비즈

“통신 사업자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그 위에 독점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얻는 데 만족하는 동안 빅테크 기업들은 디지털 생태계의 주인이 됐습니다. 이들은 통신사가 구축한 인프라에 메신저, 동영상 온라인 서비스(OTT), 자율주행, 인터넷 금융 등 혁신 서비스를 내놓았죠. 통신사는 외부의 힘에 ‘강제 혁신’에 처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변화’가 필요합니다.”

김영섭 KT 대표는 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모바일 360 아시아태평양(APAC)’에서 ‘개방된 디지털 국가 선도’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그동안 통신 사업자들이 안정적인 인프라 제공에 안주한 게 아닌지 되돌아봐야한다”며 이 같은 반성으로 말문을 열었다. 해당 무대는 김 대표가 지난달 30일 KT그룹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처음으로 대외 공식 석상에서 자신의 생각을 밝힌 자리다.

모바일 360은 유럽,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 대륙별 모바일 산업 현안에 대한 어젠다를 정해 논의하는 글로벌 행사이다. GSMA가 2013년 시작한 연례행사로 정보통신기술(ICT) 주요 관계자는 물론 정부, 규제 가관등에서 1000명 이상이 참여하는 모바일 산업 콘퍼런스다. KT는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이 콘퍼런스에서 호스트 스폰서를 맡았다. ‘디지털 퍼스트 미래를 선도하라(Leading a Digital-first Future)’를 주제로 열린 이번 M360은 디지털전환(DX), 인공지능(AI), 6세대 이동통신(6G), 핀테크 등 디지털 시대의 미래를 논의한다.

그는 “지금까지 통신사가 제공한 연결(connectivity)성은 IT를 포함해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로봇, 메타버스 등 모든 신규 기술의 근간이 됐지만 통신은 물이나 공기처럼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그 가치가 쉽게 잊혀지곤 했다”라며 “클라우드, AI, 자율주행 등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영역에서 대등한 IT 역량을 축적하고 아직 초기 단계인 스마트시티, 메타버스, 디지털 헬스케어, 에너지 등 영역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래 디지털 사회에서 통신 사업자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당부했다. 김 대표는 통신사가 통신망부터 준비하는 ‘인프라 퍼스트’의 접근이 아닌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는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제시하는 ‘디지털 서비스 퍼스트’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통신 사업자들이 미래 디지털 사회의 패러다임을 주도하기 위해 홀로그램 통신, 도시나 국가 수준의 매시브 디지털 트윈, 딥러닝에 기반한 초지능 로봇, 양자암호통신 등 새로운 방식의 통신이 녹아든 세상으로 변화를 6G와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로 선점해야 한다”라며 “이 같은 노력은 단순히 기업의 성장을 넘어 국가의 디지털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 했다.

김 대표는 특히 통신 사업자들이 시장을 창출하고 선도하기 위해 다방면의 고객, 파트너사, 기술기업들과 협력하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글로벌 통신 사업자 간 네트워크 및 차세대 통신서비스 협력, 기술혁신 스타트업과 제휴 및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김영섭 대표는 ‘성공했다고 끝난 게 아니며, 실패가 치명적인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나가는 용기다’라는 윈스턴 처칠의 말을 인용해 “개방성과 협력을 바탕으로 인류 삶의 가치를 증진하는 디지털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것, 그것이 미래 통신사의 존재 이유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했다.

그는 KT 현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대표는 “KT는 ‘디지털 혁신 파트너’라는 새로운 지향점을 설정하고 클라우드, AI고객센터, 보안, 메타버스, 교통과 모빌리티를 주요 사업영역으로 선정해 통신사가 중심이 되는 디지털 영역을 목표로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라고 했다. KT가 32개 통신사와 함께 GSMA 오픈 게이트웨이에 참여해 개방형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시장을 열고 AI반도체, AI인프라 소프트웨어, 버티컬 데이터를 보유한 스타트업들과 함께 AI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김 대표는 미래 디지털사회를 열기 위한 인재 양성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KT는 AI, 클라우드 등 소프트웨어 분야의 미래인재 육성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내부 인력을 디지털 인재로 키우고 있다”라며 “아울러 국가 차원의 디지털 역량을 키우기 위해 AI인재 교육과정인 에이블 스쿨과 국내 대학에 AI 관련학과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고 했다.

이날 김 대표 외 마츠 그란리드 GSMA 사무총장이 ‘개방된 디지털 국가 선도’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이외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김우준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장, 차이나모바일 양지에 회장 등 글로벌 ICT 리더들이 연사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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