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그리소 내성 환자, PFS 첫 개선"… 유한양행 렉라자 기대감↑

이창섭 기자 2023. 9. 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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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POSA-2 임상 시험 탑라인 발표
렉라자 포함된 병용요법, 타그리소 내성 환자 생존기간 유의미하게 개선
렉라자 잠재력 다시 확인… "2028년 매출 1조원 추정"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포함된 글로벌 임상 시험이 긍정적 결과를 도출했다.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투약 후 내성을 보인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무진행 생존 기간(PFS)을 임상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한 '최초'의 임상 시험이다. 임상을 주도한 존슨앤드존슨(J&J)은 다가올 학회에서 자세한 데이터를 공개한다.

다국적 제약사 J&J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시험(임상명: MARIPOSA-2)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6일(미국 현지 시각) 발표했다.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657명이 시험에 등록했다. 1차 약제로 타그리소 복용 후 내성이 발생한 환자들이다.

이 임상 시험은 2개 시험군과 1개 대조군으로 구성됐다. 1번째 시험군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J&J이 개발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화학항암제 그리고 유한양행의 렉라자, 3개 의약품을 같이 투여한다. 2번째 시험군은 리브리반트에 화학항암제만 더해 투여한다. 이 2가지 시험군을 화학항암제만 단독으로 투여받는 대조준과 비교한다.

정리하면, 리브리반트+화학항암제+렉라자 또는 리브리반트+화학항암제 병용요법이 화학항암제 단독요법보다 얼마나 더 효과적인지 알아보는 게 이번 임상 시험의 목적이다.

임상 결과, 2가지 시험군은 화학항암제 단독만 사용한 대조군 대비 타그리소 복용 후 내성이 발생한 환자의 PFS를 임상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했다. 시험군과 대조군 사이에는 통계적 유효성도 있었다. 안전성도 이전 임상 시험 결과들과 일치했다. 새롭게 발견된 이상반응은 없었다.

J&J는 이번 결과를 가리켜 "타그리소 복용 후 내성이 발생한 환자의 PFS를 통계적으료 유효하게 그리고 임상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한 최초의 임상 3상 시험이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리브리반트가 중요한 혁신을 이뤘으며, 치료법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MARIPOS-2 임상 시험의 자세한 결과는 추후 학술대회에서 공개된다.

리브리반트는 J&J이 개발한 이중항체 폐암 신약이다. EGFR과 MET 돌연변이를 동시에 표적한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개발한 EGFR 돌연변이 폐암 신약이다. 국내 31호 신약이기도 하다.

현재 EGFR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국제 표준이다. 그러나 타그리소 처방 이후 내성이 발생한 환자에게서는 마땅한 약이 없다. 여러 회사가 '타그리소 후 내성'을 극복하기 위한 약을 개발하며 경쟁하는 상황이다. J&J도 자사의 리브리반트를 이용해 경쟁에 뛰어들었는데 병용 파트너로 렉라자를 선택했다.

렉라자에 더 중요한 건 J&J이 진행하는 또 다른 임상시험 'MARIPOSA'다. 리브리반트와 렉라자를 병용해 타그리소와 직접(head-to-head) 겨룬다. 오는 9월 ESMO(유럽종양학회)에서 데이터가 공개된다. 다만 이번 MARIPOSA-2 결과는 렉라자 잠재력을 다시 확인하고, MARIPOSA 임상 시험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쟁사 아스트라제네카는 오는 11일 세계폐암학회에서 타그리소의 새로운 임상 데이터를 공개한다. 'FLAURA-2'로 불리는 임상이다.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타그리소+화학항암제 병용요법을 타그리소 단독 사용과 비교한다. 회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결국 폐암 환자에게 이득으로 돌아오기에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업계 시선도 있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데이터를 기반으로 바로 FDA(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을 신청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타그리소 내성 시장에서 리브리반트와 화학항암제 그리고 렉라자 병용요법의 2028년 점유율은 50%, 매출은 1조원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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