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리더 관심은 '업무 재구상'…"직무 중심주의 벗어나야"

한국 딜로이트그룹 ‘2023 글로벌 인적자원 트렌드 보고서’ 발간
기술 활용과 업무 환경 변화 필요성 인지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팬데믹 이후 업무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추세 속에서 기업과 근로자 모두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을 모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 딜로이트그룹(총괄대표 홍종성)은 '2023 글로벌 인적자원 트렌드 서베이'(2023 Global human capital trends) 보고서 한글판을 발간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보고서에는 전 세계 105개국 글로벌 기업과 HR 조직 관계자 1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베이를 바탕으로 인적자원 트렌드를 분석해 담았다.

조사 결과 기업 리더의 59%는 향후 2~4년 동안 업무 재구상에 초점을 맞춘다고 밝혀다. 우선 직무 중심주의에서 벗어날 것을 요구했다. 직무(JOB)가 아닌 스킬(SKILL)로 인지하는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인공지능(AI) 기술도 인간, 팀, 조직 성과를 정의하고 개선하는 방법의 경계를 다시 설정하고 있다. 서베이 결과 2025년까지 AI와 머신러닝이 노동 생산성을 37% 향상시킬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기업 리더 93%가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 조직 성공에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기업 리더의 83%는 '근로자 데이터를 활용해 모두의 이익을 끌어낼 수 있다'고 응답한 점도 중요한 포인트다. 기업은 서로 간 신뢰를 바탕으로 상호이익을 추구하는 협상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기업은 근로자 신뢰와 데이터 통제력 확보를 위해 데이터 아키텍처 설계와 적절한 보상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에서는 기업이 근로자의 주체성이 강화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MZ 세대'에서 5명 중 2명은 직무나 과업이 자신의 가치관과 다양하고 포용적인 문화에 부합하지 않으면 직무나 과업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조자 마인드셋을 함양하고 인력 생태계 활용 등이 요구되고 있다.

공평한 성과 배분을 위한 과감한 조치의 필요성도 부각된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다국적 기업들은 지난 2년간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프로그램에 2100억달러(원화 약 277조원)을 투자했다. 향후 DEI는 인력과 더 넓은 사회적 차원에서 공평한 성과 달성에 기여하고 조직의 혁신, 경쟁력, 장기적 비즈니스 성공을 이끌어야 한다.

시대 흐름의 변화 속에서 리더십의 역할은 '조율자'로 정의되고 있다. 딜로이트 서베이 결과 응답자 중 94%는 리더십 역량과 효과성이 조직의 성공에 중요하거나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직무 경계가 사라지면서 리더십 재구성도 필수적이다.

정현석 한국 딜로이트 그룹 휴먼 캐피탈 컨설팅 리더는 "이번 보고서는 최근 기업 비즈니스 환경에서 업무, 인력, 일터의 기존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운영 원리를 구성하는 도전적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ar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