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승승승승승승승' 절정에 달한 분위기 "질 것 같지 않다"…150억 타자의 다짐 "불가능을 가능으로"

잠실 = 박승환 기자 2023. 9. 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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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나성범./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KIA 타이거즈 나성범./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겠다"

KIA 타이거즈 나성범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11차전 원정 맞대결에 우익수,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 1볼넷으로 펄펄 날았다.

나성범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가 끝나고 KIA로 돌아와 정규시즌을 준비해가는 과정에서 종아리 부상을 당했다. 당초 나성범의 부상은 그리 길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예상보다 나성범의 장기화되기 시작했고, 6월 중순까지 재활에 전념했다. 그 결과 6월 23일 KT 위즈와 맞대결에서야 1군으로 돌아왔다.

나성범이 없는 동안 KIA는 6일 경기 전까지 두산을 상대로 올 시즌 3승 7패로 매우 약한 모습이었다. 특히 두산 '토종에이스' 곽빈에게 그야말로 꽁꽁 묶였었다. 곽빈은 올해 KIA를 상대로 2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54로 매우 강했다. 그러나 이는 '곽빈 천적' 나성범이 없을 때의 이야기였다.

곽빈에게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고 있는 나성범./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KIA 타이거즈 나성범./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나성범은 1회초 1사 1루의 첫 번째 타석에서 두산 '토종 에이스' 곽빈과 맞대결에서 볼넷을 얻어내며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두 번째 타석에서 '킬러'의 본능을 제대로 뽐냈다. 나성범은 3회 1사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곽빈의 3구째 122km 커브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높게 형성되자 거침 없이 방망이를 내밀었다.

나성범이 친 타구는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담장 밖으로 향했음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맞았고, 무려 176.7km의 속도 뻗어나간 타구는 124.9m를 체공한 뒤 우익수 방면의 관중석에 꽂히며 선제 투런홈런으로 연결됐다. 시즌 15호 홈런. 이 홈런으로 나성범은 올 시즌 세 번째로 전구단 상대 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나성범은 5-0으로 크게 앞선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곽빈과 격돌했고, 무려 9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146km 직구를 공략해 우익수 방면에 안타를 쳐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그리고 최형우의 2루타때 3루 베이스에 안착,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쐐기 적시타 홈을 밟았다.

나성범은 이후 타석에서는 추가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지만, KIA의 승기에는 전혀 영향이 없었다. 나성범의 결승홈런을 바탕으로 KIA는 두산을 7-1로 격파하면서, 간격을 4경기차로 벌리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2013년 6월 8일 목동 넥센(現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와 맞대결 이후 3730일 만에 파죽의 9연승을 질주했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나성범은 "팀이 연승하는데, 선취점을 뽑고, 보탬이 돼 기분이 좋다. 전구단 상대 홈런은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그동안 곽빈을 상대로 좋았던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작년에 어떻게 쳤는지 영상을 보면서 생각도 많이 했다. 올해는 또 처음 만나는 것이었는데, 전체적으로 타격감이 좋기 때문에 내 스윙에 집중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최근 홈런 페이스가 절정에 달해있는 나성범이다. 나성범은 지난달 31일 NC 다이노스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세 경기 연속 아치를 그리더니, 전날도 홈런포를 가동하면서 최근 5경기에서 4홈런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긴 공백기를 가지면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큰 힘을 보태는 중이다.

KIA 타이거즈 나성범./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나성범은 "지금까지 많은 홈런을 쳤지만 '홈런을 쳐야겠다'는 생각으로 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정타에 맞으면서 힘이 실리고, 타구가 멀리 나가면서 홈런으로 연결됐던 것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타격 훈련을 할 때부터 감이 좋은데, 그게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팀이 10년 만에 9연승을 거두는데 결승타를 날린 것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KIA에게 작년 포스트시즌은 '악몽'이었다. 가을 무대를 밟았지만, 단 한 경기 만에 고배를 마셨던 까닭. KIA는 현재 5위에 랭크돼 있지만, 2위 KT와 격차는 3경기에 불과하다. 좁히기 쉬운 간격은 아니지만, 또 불가능하지도 않다. 좋은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2위로 플레이오프(PO) 직행까지 노려볼 수 있다.

나성범은 "분위기는 너무 좋다. 정말 어느 팀을 만나든 지금의 분위기에서는 질 것 같지가 않다"며 "주변에서는 1위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수 있도록 정말 최선을 다하겠다"며 "올해는 더 위로 올라가서 (가을에) 많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KIA 타이거즈 나성범./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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