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씨앗' 웹소설, 587만명이 본다…산업 규모 1조원 넘겨

김경윤 2023. 9. 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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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평균 年수입 3천487만원…다른 활동에 수입 절반 의지하는 '투잡' 형태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웹소설이 웹툰, 드라마, 영화 원작으로 자주 쓰이면서 '지적재산(IP) 씨앗'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전체 산업 규모가 1조원을 넘겼다는 정부의 첫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2022년 국내 웹소설 산업규모 추정치 '2022 웹소설 산업 현황 실태조사' 보고서 발췌

문화체육관광부는 7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2022 웹소설 산업 현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웹소설 시장 규모는 약 1조39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네이버, 카카오페이지, 리디 등 11개 웹소설 플랫폼의 매출을 기준으로 추정한 것이다.

웹소설 시장이 단기간에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2020년까지만 해도 전체 시장 규모가 6천400억원으로 추정됐는데 약 2년 만에 62% 늘어난 것이다.

2013년에는 전체 시장이 100억∼200억원 규모로 추산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10년 남짓한 기간 동안 최대 100배가량 성장한 셈이다.

국내 웹소설 이용자 수는 587만명(작년 10월 기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모바일 웹소설 애플리케이션(앱) 21곳의 이용자 수를 집계한 뒤 점유율을 고려해 추산한 것이다.

웹소설을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본 이용자 599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최근 1년간 매일 이용했다는 응답이 34.5%로 가장 많았다.

일주일에 3∼4번이 31.3%, 일주일에 1∼2번이 20.9%로 그 뒤를 이었다.

웹소설 이용 시간을 보면 하루 평균 30분 이상에서 1시간 미만 이용한다는 응답이 주중 기준으로는 35.6%, 주말에는 28.6%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평균 8.3개의 작품을 즐겨보고 있으며 이 가운데 완결작은 4.3개, 연재 중인 작품은 4.1개로 조사됐다.

이용자 가운데 77.8%는 유료 결제 경험이 있으며, 1회 평균 결제액은 1만4천476원이었다.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웹소설 창작자의 한 해 총수입은 평균 3천487만원(2021년 기준)이지만, 이 가운데 웹소설 연재로 벌어들이는 돈은 전체 수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연재 수입 비중이 46.1%, 이차적 저작물 수입 비중이 1.1%였으며 웹소설과 무관한 기타 수입 비중은 52.8%였다.

작품 한 편당 평균 원고료는 10만∼100만원 미만이라는 응답이 27.8%로 가장 많았고, 100만∼300만원이 19.8%, 10만원 미만이 14.8%였다.

인기 작가의 경우 5천만원 이상의 고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품당 5천만∼1억원을 받는 경우는 2.8%, 1억원 이상을 받는다는 응답은 1.2%였다.

이들의 평균 경력은 약 8.1년이며, 총 4건의 작품을 연재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업 시간은 하루 5.5시간씩, 일주일에 4.3일을 할애 중이며 창작자의 75.0%가 모든 과정을 단독으로 진행한다고 답했다. 작업 기간은 6∼12개월(31.8%)가량이다.

웹소설 완성 기간과 창작 활동 비용을 고려할 때 작품당 원고료가 상당히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웹소설 작가 가운데 상당수가 이른바 '투잡' 형태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타 수입원을 묻는 말에 다른 회사에 다니거나 프리랜서로 일해 수입을 충당한다는 응답이 53.5%, 일용직과 파트타임 근로자까지 포함하면 64.2%에 달했다.

불공정행위 사례와 표준계약서 관련 조사 결과에서는 창작자의 30.8%가 계약서 내용을 세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고충을 털어놨다. 또 웹소설 관련 거래에서 55.0%가 불공정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웹소설 분야 별도 표준계약서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83.8%로 높았다.

문화체육관광부 [촬영 안 철 수, 재판매 및 DB금지]

플랫폼과 콘텐츠제작사(CP사), 전자책 출판사 등 공급자의 평균 매출액은 9억9천100만원이며, 이 가운데 웹소설 관련 매출은 6억1천100만원이었다.

사업체에 소속된 작가 수는 평균 16.4명, 이 가운데 독점 작가는 평균 3.7 명이다.

이들 기업은 2021년 기준 신규 웹소설 28.7개를 등록했으며, 판매 수익의 37.9%는 작가, 34.3%는 플랫폼, 27.8%는 CP·에이전시가 나눠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정부와 작가, 기업이 모두 참여하는 민관합동 웹소설 상생협의체가 오는 8일 출범한다.

이 협의체에서는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웹소설 표준계약서 내용을 깊이 있게 논의하고 불법유통 근절과 고유 식별체계 도입 등의 현안을 다룰 예정이다.

강수상 문체부 미디어정책국장은 "웹소설은 가장 인기 있는 K-콘텐츠 중 하나로, 원천콘텐츠로서 무한한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협의체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소통을 거쳐 공정과 상생의 문화가 웹소설 계에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2년마다 실태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래픽] 웹소설 산업 현황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minfo@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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