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9일 `나홀로` 검찰 출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검에 출석한다. 검찰과 출석일을 두고 세 차례 정도 신경전을 벌이다가 조율이 되지 않자, '7~9일 사이 출석하라'는 검찰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사의 핵심 인물인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이날 중요 진술을 또 뒤집으면서 이 대표 수사에 혼선이 예상된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7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검찰은 번번히 국회를 무시하더니 급기야 이 대표에게 정기국회 출석의무도 포기하고 나오라는 사상 초유의 강압소환을 요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더구나 검찰이 요구한 출석 일자는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대정부 질문 기간"이라며 "헌법이 규정한 의정활동을 부정하는 검찰의 반헌법적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저들이 저열(低劣)하게 행동할 때 우리는 정대(正大)하게 나가겠다"며 "이 대표는 대정부질문이 끝난 직후인 9일 검찰에 출석해 윤석열 정권의 무도한 소환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했다.

박 대변인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단식 중이지만) 혼자 출석한다"고 전했다.'9일이면 단식 일주일 넘어가는 시점인데 건강은 (괜찮겠느냐)'는 질문에는 "수척해서 힘들지만 대표가 얼마든지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한 검찰 조사 일정을 두고 8월 23일과 지난 1일, 6일 세차례나 신경전을 벌였다. 그러나 검찰은 이 대표가 원하는 출석일자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결국 이 대표는 검찰이 "늦더라도 금주 중 7~9일 피의자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박 대변인은 당초 12일을 언급했던 이 대표가 입장을 바꾼계기에 대해 "(검찰 측에서) 6·7·8일을 요구했는데 대정부 질문 기간"이라며 "(그래서) 국회 일정 없는 9일에 출석해서 조사받는 것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 전 부지사는 이날 언론에 공개한 자필 진술서에서 "이화영은 검찰로부터 별건 수사를 통한 추가 구속기소 등 지속적 압박을 받으면서 이 대표가 (대북송금에) 관련된 것처럼 일부 허위 진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성태의 체포 이후 같은 사안에 대해 8개월 이상 검찰로부터 집요한 수사를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이 대표의 혐의를 인정하라는 집요한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거듭 밝히거니와 이화영과 경기도는 쌍방울의 김성태 등에 스마트팜 비용뿐만 아니라, 이 대표의 방북 비용을 요청한 적이 결코 없다"고 부인했다.

이 전 부지사는 이날 최근 새로 선임한 김광민 변호사를 통해 자필 진술서를 공개했다. 김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의 진술서와 검찰 신문조서 증거 부동의 인부서를 이날 재판부에 제출했다.앞서 이 전 부지사는 지난 6월경 이뤄진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 그룹과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하던 입장을 일부 뒤집고 "쌍방울에 경기도지사 방북 추진을 요청했다"고 진술했다.김세희·안소현기자 saehee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