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까지 갈 수 있는 전력” 가을야구는 안정권, ‘10년 만에 9연승’ KIA 더 높은 곳을 바라보다
[OSEN=잠실, 이후광 기자] 전날 두산전 완승으로 10년 만에 9연승과 함께 6위와의 격차를 4경기까지 벌린 KIA. 이제 그들의 목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아닌 상위권 도약이다.
KIA는 지난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11차전에서 7-1 완승을 거뒀다. 이날 결과로 최근 9연승, 원정 5연승을 질주하며 3위 SSG를 1경기 차이로 추격하고, 6위 두산을 4경기 차이로 따돌렸다. 시즌 57승 2무 50패 5위. KIA의 9연승은 지난 2013년 6월 8일 목동 넥센전~6월 20일 대전 한화전 이후 무려 3730일 만이었다.
8월부터 유일하게 팀 타율 3할대를 유지 중인 타선이 또 일을 냈다. 3회 나성범의 선제 투런포를 시작으로 4회 박찬호가 1타점 적시타, 김도영이 달아나는 2점홈런,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쐐기 2타점 적시타를 연달아 때려냈다. ‘호랑이 킬러’로 불린 두산 선발 곽빈은 ‘올 뉴 타이거즈’의 화력을 견디지 못하며 3⅓이닝 6실점 조기 강판의 쓴맛을 봤다.
마운드에서는 7월 초 대체 선수로 합류한 토마스 파노니가 6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시즌 4승(1패)째를 수확했다. 5회까지 그 어떤 타자에게도 2루를 허용하지 않았을 정도로 투구가 완벽했다. 양석환, 김재환, 강승호를 만난 2회 KKK쇼를 펼쳤고, 6회 2사 3루 위기 또한 무실점 극복했다. 최고 145km의 직구 아래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을 적재적소에 곁들인 결과였다. 스트라이크(70개)-볼(28개)의 비율 또한 완벽했다.
KIA는 8월부터 엄청난 호랑이 기운을 발산하고 있다. 기적의 반등을 이뤄낸 KT에 이어 승률 2위(17승 1무 8패)를 기록 중이고, 리그에서 유일한 3할대(3할1푼7리) 팀 타율을 유지 중이다. 팀 득점(187점), OPS(.848) 1위, 홈런 공동 2위(22개) 등 각종 지표 상위권 또한 KIA의 차지. 득점권 타율 또한 3할8푼3리에 달한다. 선발진이 다소 부침을 겪는 가운데에서도 2위 KT에 3경기 뒤진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린 이유다.
KIA 타자들은 최근 야구가 그 어느 때보다 즐겁다. 선수들 간의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마음껏 자기 스윙을 휘두르고 있다. 전날 쐐기홈런의 주인공 김도영은 “나성범, 최형우 선배님 앞에 나가면 마음이 정말 편하다. 내가 나가면 들어올 것 같고, 내가 못 치더라도 선배님들이 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우리 팀은 지금 최고로 좋을 때다”라고 말했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투수와의 수싸움도 수월해졌다. 김도영은 “양의지 선배님께서 계속 몸쪽 승부를 펼치시는 것 같아서 그 쪽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타이밍이 좋았다. 맞는 순간 넘어갔다는 확신도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나스타’ 나성범 또한 타격감이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상태다. 그는 “지고 있어도 지겠다는 걱정이 안 든다. 예전에는 한 점만 줘도 분위기가 처졌는데 지금은 1점 줘도 우리가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는 생각 든다. 한 이닝에 5점 이상 뺄 수 있는 팀이라는 확신이 있다. 7~9회에도 우리가 워낙 집중력이 좋아서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라고 말했다.
타선이 연일 무섭게 터지니 투수들 또한 실점 부담을 덜고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다. 설령 1점을 주더라도 타자들이 2점을 내서 역전할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 전날 선발투수 파노니는 “팀 공격력이 매우 좋기 때문에 부담 없이 던질 수 있었다. 그래서 좀 더 편한 분위기에서 내 투구를 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전날 승리로 9연승과 함께 KBO리그 막바지 상위권 싸움에 제대로 불을 붙인 KIA. 이제 그들의 목표는 가을야구가 아닌 더 높은 곳에서 포스트시즌을 시작해 2017년 이후 6년 만에 우승 반지를 거머쥐는 것이다.
김도영은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보고 싶다. 이미 팀에서는 우리가 1위까지 가는 전력이라고 알고 있다. 우리도 우리가 어디까지 갈지 궁금하다”라며 더 높은 곳으로의 비상을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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