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PL 득점왕' 손흥민에 도전 가능할까...'亞 수비수 최초' 발롱도르 30인 넘어 역대 최고 도전

김대식 기자 2023. 9. 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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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김민재가 2022년 손흥민이 달성했던 아시아 축구 선수 발롱도르 최고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발롱도르 주관사인 프랑스 축구 전문 매체 '프랑스 풋볼'은 7일(한국시간) 2023년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 명단을 발표했다. 김민재가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 포함되면서 아시아 축구 역사를 또 바꿨다.

수비수인 김민재가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 선정될 수 있었던 배경은 2022-23시즌 나폴리에서의 활약 덕분이다.

아시아 출신 수비수 최초로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 오른 김민재는 내친김에 2022년 손흥민이 세운 발롱도르 11위라는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순위에 도전한다. 김민재가 손흥민의 기록을 뛰어넘기 위해선 포인트 획득이 우선이다.

포인트 획득을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발롱도르 수상자 선정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 풋볼'은 2022년 발롱도르 시상식부터 수상 규정을 수정해서 진행했다.

먼저 수상 기준이 달라졌다. 발롱도르를 '개인상'으로 지정했고 1순위로 개인 퍼포먼스, 2순위로 단체 퍼포먼스 및 기록, 3순위로 선수 클래스 및 페어플레이로 설정했다. 선수 개인이 얼마나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는지가 중요하고, 해당 선수가 몸 담고 있는 팀과 국가대표팀에서의 성적이 2순위라는 이야기다.

이를 토대로 김민재의 2022-23시즌을 평가하면 개인 퍼포먼스는 더 좋을 수가 없을 정도로 화려했다. 2022-23시즌 세리에 올해의 팀, 세리에 베스트 수비수에 선정된 김민재였다. 2022-23시즌에 김민재보다 더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는 거의 없다. 2023년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 수비수가 김민재를 포함해 단 3명밖에 없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김민재와 함께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 오른 수비수는 후벵 디아스와 요수코 그바르디올(이상 맨시티)다. 디아스는 프리미어리그(PL), 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으로 트레블을 달성한 맨시티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였다.

그바르디올은 RB 라이프치히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제일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었다. 월드컵 우승 후보로 평가받지 않았던 크로아티아였지만 그바르디올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끈끈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4강까지 진출했다. 그바르디올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대회였다.

김민재는 '트레블' 맨시티 핵심 수비수와 '월드컵 4강' 수비수와 함께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 오른 것이다. 지난 시즌 김민재의 활약상이 얼마나 눈이 부셨는지를 증명하는 선정 결과이기도 하다.

이제 중요한 건 김민재가 발롱도르 순위를 결정하는 기자단 투표에서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는지다. '프랑스 풋볼'은 원래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진출 경험이 있는 국가의 기자에게 투표권을 부여했지만 2022년부터 투표 참가를 제한했다.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FIFA 랭킹 100위에 속한 나라의 기자한테만 자격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투표권을 가진 기자는 총 5명의 선수에게 투표할 수 있다. 각 기자가 제출한 투표에도 순위가 있고, 순위에 따라서 배점되는 포인트가 다르다. 1위 선수는 6점, 2위 선수는 4점, 3위 선수는 3점, 4위는 2점 그리고 5위는 1점을 받는다.

 

2022년 손흥민의 경우 발롱도르 포인트에서 5점을 차지했다. 나이지리아와 한국 기자가 각각 3위와 4위로 선정하면서 5점을 받은 것이다. 김민재가 손흥민의 기록을 넘기 위해서 무조건 포인트 5점을 넘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되도록 많은 점수를 확보해야 더 높은 순위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발롱도르 기준으로 10위는 엘링 홀란드였는데 홀란드의 점수는 18점에 달했다. 11위인 손흥민과 차이가 꽤 많이 났다. 김민재가 10위 안으로 진입하려면 최소한 15점 이상의 포인트를 획득해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김민재가 포인트를 획득하지 못하더라도,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성과다. 세계 최고의 구단 중 하나인 뮌헨에서 더 좋은 활약상을 보여준다면 꾸준히 발롱도르 최종후보 안에 김민재의 이름이 포함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발롱도르 수상자 내역만 봐도 수비수가 최종후보 30인에 오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단적으로 2022년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만 봐도 수비수는 버질 반 다이크,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이상 리버풀), 안토니오 뤼디거(레알 마드리드), 주앙 칸셀루(바르셀로나)가 전부다. 센터백으로 범위를 함축하면 반 다이크와 뤼디거 단 2명뿐이다.

지난 10년 동안 발롱도르 최종후보에 이름을 올린 센터백의 면면을 살펴보면 세르히오 라모스,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디에고 고딘, 페페, 라파엘 바란, 마르퀴뇨스, 지오르지오 키엘리니, 레안드로 보누치, 마타이스 더 리흐트 등 역사에 남을 만한 선수들밖에 없다.

아직 김민재가 달성해낸 업적이 발롱도르 최종후보에 포함된 적이 있는 센터백들에 비해선 부족한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단일 시즌 퍼포먼스로는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볼 수 있다.

발롱도르 최종후보에 포함됐던 센터백 중에서도 발롱도르 TOP 10에 진입했던 선수는 거의 없다. 2016년 발롱도르에선 페페가 공동 9위, 2017년 발롱도르에선 라모스가 6위를 차지했다. 2018년 발롱도르에선 바란이 7위, 2019년 발롱도르에서는 반 다이크가 2위를 차지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만큼이나 센터백이 TOP 10에 포함된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일단 포인트를 올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시아 축구 역사에 남을 수 있는 김민재다.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 명단에서 득표를 기록한 아시아 선수는 2019년과 2022년의 손흥민, 2007년 이라크의 유니스 마흐무드가 끝이다. 이번 시상식에서 김민재가 포인트를 획득하면 아시아 선수 역사상 4번째로 발롱도르 포인트를 획득한 선수가 된다.

발롱도르 포인트를 획득한 한국인 선수가 탄생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민재는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 포함된 4번째 한국인이다. 설기현(2002년), 박지성(2005년), 손흥민(2019, 2022년) 다음으로 김민재다. 앞선 세 명의 선배 중에서 발롱도르 포인트를 획득한 건 손흥민뿐이었다. 김민재가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서 얼마나 높이 올라갈 수 있을지에 모든 이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민재의 2022-23시즌 활약을 다시 돌아보면 모든 게 아시아 최초였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과 크리스티아누 지운톨리 단장이 선택한 칼리두 쿨리발리의 대체자가 김민재였다. 쿨리발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보여준 존재감은 유럽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이었다.

쿨리발리 대체자라는 큰 부담감에도 김민재는 입단 첫 경기부터 미친 듯한 수비력과 존재감을 보여줬다. 김민재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한 세리에 무대에서 9월 리그 사무국 선정 이달의 선수상에 뽑혔다. 골을 넣은 스포츠인 축구에서 득점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공격수 같은 포지션에 시선이 집중되기 마련인데 김민재는 믿기 힘든 활약으로 곧바로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수로 거듭났다.

리그 이달의 선수상을 입단 1달 만에 수상한 김민재는 10월에는 이탈리아 축구선수협회 선정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시즌 초반부터 쿨리발리의 공백을 완전히 지워버린 김민재와 함께 나폴리는 역사적인 질주를 시작했다.

경기를 치를수록 김민재의 수비력에는 안정감이 생겼고, 덕분에 나폴리는 리그 1위를 질주했다. 김민재 영입과 함께 달리기 시작한 나폴리의 질주는 디에고 마라도나 시절 이후 처음 목격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결국 김민재는 33년 동안 세리에 리그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던 나폴리에 스쿠데토를 선물했다. 팀 트로피와 함께 김민재는 역사적인 개인 수상까지 달성했다. 2022-23시즌 세리에 리그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된 김민재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리에 리그 베스트 수비수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명실상부한 월드 클래스 수비수로 거듭났다.

2022-23시즌 나폴리의 세리에 우승 과정에 있어서 김민재는 스팔레티 전 나폴리 감독, 빅터 오시멘, 흐비차 크라바츠헬리아와 함께 제일 중요했던 인물이었다. 세리에 입성 1시즌 만에 김민재는 수비수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완성했다.

[2023년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

* 야신 부누(알 힐랄)

*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아스톤 빌라)

* 안드레 오나나(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디아스(맨시티)

* 그바르디올(맨시티)

* 김민재(뮌헨)

* 니콜로 바렐라(인터밀란)

* 주드 벨링엄(레알)

* 케빈 더 브라위너(맨시티)

* 일카이 귄도안(바르셀로나)

* 루카 모드리치(레알)

* 자말 무시알라(뮌헨)

* 마르틴 외데가르드(아스널)

* 로드리(맨시티)

* 베르나르두 실바(맨시티)

* 훌리안 알바레스(맨시티)

* 카림 벤제마(알 이티하드)

*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 홀란드(맨시티)

* 해리 케인(뮌헨)

* 랑달 콜로 무아니(PSG)

*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나폴리)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

*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밀란)

* 킬리안 음바페(PSG)

*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 빅터 오시멘(나폴리)

* 부카요 사카(아스널)

*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사진=프랑스 풋볼, 바이에른 뮌헨, 세리에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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