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욱 "'똑바로 살아라' 이후 오만..누구의 아들로 살기 싫었다"[★창간19 인터뷰-별의별답②]

김나연 기자 2023. 9. 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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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남매'로 얼굴을 알리고, '똑바로 살아라'가 인기리에 방송된 이후 노형욱의 일상은 많이 변해있었다.

노형욱은 "사실 대본을 볼 시간도 없고, 보안 문제 때문에 보기도 어렵더라. 이미 방송이 된 대본만 볼 수 있었다"며 "또 1년 정도 다니다가 제작사에 대본을 배송하러 갔더니 제작사 쪽에서 저를 알아보게 된 거다. 제작사 관계자분이 당시 저희 회사 대표님과 가까운 사이라서 '소속 배우한테 이런 걸 시키냐'라고 전화 하신 적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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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나연 기자, 김노을 기자, 안윤지 기자]
2023.08.30 배우 노형욱 인터뷰 /사진=이동훈
-인터뷰①에 이어

'육남매'로 얼굴을 알리고, '똑바로 살아라'가 인기리에 방송된 이후 노형욱의 일상은 많이 변해있었다. 도대체 언제 쉴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던 하루하루는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아무리 먹구름 뒤 빛나는 태양이 있다지만, 빛에서 다시 어둠이 드리우는 것은 누구에게나 익숙하지 않은 일이다. 그는 과거를 회상하며 "오만이었다"고 말했다. 노형욱은 "사실 아역 때는 '육남매' 이후로 일이 끊긴 적이 없었다. 광고 모델도 하고, 어린 나이에 계속해서 이 생활이 유지될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면서 "다행히도 제 실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막연하게 '앞으로도 이렇게 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대학에 다니고, 군대를 다녀오고 어엿한 어른으로 돌아오겠다는 다짐했는데 제 뜻대로 흘러가지는 않더라"라고 전했다.

노형욱은 "어린 생각에 내 선택대로 한 번 살아보자는 생각이었다. 대학교에 들어갔더니 삶이 너무 재밌더라.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들어갔는데 재밌어 보였고, 결정적인 건 무대를 만드는 남자 선배들이 멋있어 보였다"며 "수업은 안 들어가고 세트 작업만 했다. 학기마다 공연을 올리는데 계속 그것만 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별에서 온 그대'에 잠깐 출연한 이후에도 일이 없었다. 독립 영화 같은 곳에 출연하려고 해도 회사에서 '그런 걸 할 때가 아니다'라며 말리기도 했고, 용기 내서 본 오디션은 떨어졌다. 자존감이 낮아질대로 낮아진 상태였다"며 "그래도 돈은 벌어야 하니까 연기 개인 과외도 하고, 일용직 노동도 했고, 월급을 받고 싶다는 생각에 아르바이트 어플에 들어가서 집 앞에 잇는 대본 인쇄소에 취직했다"고 말했다.

일을 하면서 대본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일거양득'이라고 생각했지만,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노형욱은 "사실 대본을 볼 시간도 없고, 보안 문제 때문에 보기도 어렵더라. 이미 방송이 된 대본만 볼 수 있었다"며 "또 1년 정도 다니다가 제작사에 대본을 배송하러 갔더니 제작사 쪽에서 저를 알아보게 된 거다. 제작사 관계자분이 당시 저희 회사 대표님과 가까운 사이라서 '소속 배우한테 이런 걸 시키냐'라고 전화 하신 적도 있다"고 전했다.

2023.08.30 배우 노형욱 인터뷰 /사진=이동훈
어엿한 어른이 된다는 것. 아역 이미지를 벗고 성인배우로 거듭나고 싶었다는 노형욱은 "사실 지금 생각하면 어른이 아니라 고등학생을 했어도 됐다. 그냥 누구의 아들로 살면서 차근차근 했으면 됐는데 제 생각이 짧았던 것 같다. 세상 누구도 저를 그런 편협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는데 저 혼자만 세상을 그렇게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천히 나이 들어가는 걸 계속 보여주는 게 좋았을 텐데 순식간에 건너뛰고 싶었던 것 같다"며 "사실 부딪혀보고, 실패도 해보고, 못하면 욕도 먹어보고 했어야 했는데 그런 걸 무서워했던 것 같다. 사실 지금도 혼나고, 실수하는 걸 무서워한다"고 덧붙였다.

노형욱은 "저는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옛날 사람 같기도 하다. 어느 누군가는 시장이 변하고, 환경이 변해도 살아남는데 어느 누구든 그저 그런 사람으로 남는다. 제 노력의 문제일 뿐, 그 이유를 바깥에 찾지는 않는다"며 "연기 스타일도 단순히 정해진 동선에 아이디어를 한 두마디 더하는 정도였는데 지금은 모두가 같이 고민하는 현장이더라. 어느 날 감독님이 저에게 '어떻게 하고 싶어요?'라고 물어서 당황했던 적이 있다. 다들 창작자인데 나만 공장의 노동자처럼 느껴지더라. 기계의 엔진이 됐어야 했는데 부품에서만 머무른 것 같아서 아쉽다"고 말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김노을 기자 sunset@mtstarnews.com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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