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는 못 돼도.." 그사세 K-드라마, 피땀눈물 조연도 있다[★창간19-별의별답④]

김노을 기자 2023. 9. 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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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빛나는 별이 되기 위해 사막을 거니는 사람들, 화려한 K-콘텐츠 부흥 속 세상이 명명한 '무명'의 이름으로 어둠을 견디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별에게 묻고, 별에게 답을 듣는 시간 '별의별답'.

[스타뉴스 | 김노을 기자, 김나연 기자, 안윤지 기자]
/사진제공=넷플릭스, JTBC
칸 영화제를 제패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그리고 10년 동안 엄청난 업적을 이룬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보유한 나라. 문화 강국으로 우뚝 선 우리나라의 현재와 미래는 '맑음' 그 자체다.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ENA '이상한 드라마 우영우', JTBC '재벌집 막내아들',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 등이 국내외에서 흥행 홈런을 치며 K-콘텐츠는 영화든 드라마든 예능이든 믿고 본다는 기분 좋은 공식이 자리잡았다.

문화적 쾌청함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밝음에 가려진 어둠을 살펴볼 때이기도 하다. 세상이 명명한 무명(無名)으로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K-콘텐츠 속 숨은 보석들에게는 어쩌면 K-콘텐츠의 부흥은 곧 '그들이 사는 세상'이 아닐까.

현재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조·단역 배우로 활동 중인 11년차 배우 A씨는 OTT 강세로 파이가 점점 커지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면도 있는 반면 체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존재한다고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익명을 요청한 A씨는 "노출 플랫폼과 작품이 다양해짐을 느끼냐고 묻는다면 개인적인 답변은 '그렇다'일 것"이라면서도 "기회의 다양성이 풍부해짐을 체감하냐고 묻는다면 '잘 모르겠다'고 답할 것 같다"고 밝혔다.

/사진제공=ENA, 웨이브
이어 "소위 톱스타들로 구성된 주연 배우진과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조·단역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갭(Gap)이 존재한다. 그걸 조금이라도 메우기 위해서는 피나고 살을 깎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금전적인 부분부터 시작해서 알게 모르게 도처에 깔린 차별 등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느낄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최근 캐스팅 디렉터들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른 고충도 만만치 않다. 연기 경력 5년 차에 접어든 배우 B씨는 "소속사가 없으면 배우가 직접 발로 뛰어야 하는 경우가 더욱 많을 수밖에 없다. 우여곡절 끝에 데뷔했지만 이후에도 작품에 출연하기 위해서는 캐스팅 디렉터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걸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아직도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오디션이나 캐스팅 디렉터가 가진 배우 프로필을 보고 섭외를 진행하는 케이스도 크게 늘어났다. 이 말은 곧 연기력도 연기력이지만 그 외적으로 캐스팅 디렉터와 친분을 두텁게 쌓는 것 역시 작품 캐스팅, 어필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라는 뜻"이라고 토로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그럼에도 이들은 연기를 하고 싶은 열망, 배우로 밥벌이를 하고 싶다는 꿈 하나로 현실을 헤쳐나가고 있다. 비록 K-콘텐츠의 부흥 속 '그들만의 리그'라고는 하나 빛나는 별이 되기 위해 어두운 오늘을 견디고 있는 것이다.

배우 A씨는 "나는 여전히 생계를 위해 부업을 하며 연기 생활을 이어가고 있지만 11년 넘게 연기의 끈을 잡고 있다는 자부심을 스스로 느낀다. 어제를 버텼으니 오늘도 버틸 수 있고, 내일도 버틸 수 있을 거다. 톱스타가 되고 싶은 것도 아니고, 될 수 없다는 현실도 잘 알고 있다. 그저 현장에서 일원으로 죽을 때까지 함께하고 싶은 마음으로 즐겁게 연기하고 있다"고 연기에 대한 진솔한 속내를 내비쳤다.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한 배우 황인덕 역시 "공연마다 좋은 순간은 다르지만 커튼콜 인사할 때 정말 기분이 좋고 짜릿하다. 우리의 연기를 보러 와주신 관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그리고 연기를 하며 여러 인물을 간접 체험하는 데서 오는 쾌감도 상당하다"며 연기 열망을 드러냈다.

남들은 '작은 배역'이라고 말할지언정 별보다 더 빛나는 존재감으로 현장 곳곳에 자리한 수많은 배우들. 제2의 누군가로 불리기 보다 자신의 이름 세 글자 새길 단 하나의 작품을 위해 오늘도 피땀눈물 흘리는 그들에게 타당한 노력의 대가와 찬란한 스포트라이트가 비추기를 바란다.

김노을 기자 sunset@mtstarnews.com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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