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기름값 또 작년 여름처럼?…유가 왜, 어디까지 오를까

권애리 기자 2023. 9. 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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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목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권 기자, 기름값 얘기군요. 작년에도 기름값 때문에 힘들었던 분들 많은데 차로 출퇴근하는 분이나, 특히 화물차 기사들 요즘 걱정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일단 당분간은 좀 더 오를 것 같다고요.

<기자>

국내 기름값 7월 이후로 지금 2달 연속 오르고 있고요. 앞으로도 당분간 좀 더 오를 걸로 보입니다.

어제(6일) 기준으로 휘발유는 평균 1천751원, 경유는 1천642원까지 올라왔습니다. 이게 전국 평균가가 그렇고요.

"도대체 어디서 조사했냐, 우리 동네는 훨씬 더 비싸다" 이런 분들 지금 많을 겁니다.

사실 요새 서울 시내 좀 붐비는데 주유소들 같으면 휘발유 기준으로 리터당 2천 원은 훌쩍 넘는 데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도 좀 더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게 우리나라 기름값은 대체로 싱가포르 현물 시장의 석유제품 가격을 기준으로 움직이고요.

원유 기준은 중동산 두바이유입니다.

대개 2주 정도 시차를 두고 국제가격의 흐름이 국내에도 반영이 되는데 일단 두바이유 가격 추이를 보면 지금 2주 전보다 배럴당 3~4달러 가까이 올라 있습니다.

그리고 마진을 봐야 하는 국제석유 제품 가격도 대체로 상승 쪽으로 움직여 왔고요.

이 얘기는 앞으로 몇 주 동안은 우리 기름값도 대체로 오르는 방향으로 이미 정해져 있다는 얘기입니다.

전반적으로 전 세계 기름값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국제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원유 가격인 WTI 선물 가격, 오늘 새벽까지 9일 연속, 9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지난해 11월 초 이후 최고치까지 올라왔고요.

브렌트유도 어제 90달러를 돌파해서 오늘 새벽까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앵커>

이유가 궁금합니다. 작년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이 컸죠. 올해는 왜 이렇게 들썩이고 있는 건가요?

<기자>

기름이 많이 나는 나라들이 공급량을 줄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젯밤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올해 연말까지 기름 생산량 줄여놓은 걸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게 컸습니다.

기름값은 지난 7월부터 다시 야금야금 오르기 시작했는데요.

사우디가 하루에 100만 배럴씩 원유 생산을 추가로 줄이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합니다.

이미 그전부터 줄였던 양이 많았는데 7월에 또 감산 폭을 늘렸었거든요.

그런데 이걸 언제까지 하겠느냐. 10월 정도면 생산을 다시 늘리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컸는데요.

연말까지는 감산을 유지하겠다고 그젯밤에 못 박은 겁니다. 그리고 러시아도 8월에 시작한 추가 감산을 감산 폭만 조금 줄여서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전 세계의 하루 원유 생산량이 1억 배럴 안팎을 왔다 갔다 합니다. 몇백만 배럴이면 가격이 굉장히 출렁일 수 있는 양입니다.

사실 기름은 여름에 많이 쓰는 편이라서 별일 없으면 가을부터는 가격이 좀 꺾이기 마련입니다.

올해도 그렇게 될 거라는 기대가 컸는데요. 이렇게 산유국들이 감산 폭을 크게 유지하려고 하니까 가을은 왔지만 오히려 유가는 들썩일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앞으로가 걱정인데 언제까지 이렇게 오를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대표적인 글로벌 금융기관, 투자기관들은 기름값이 90달러 초반에서 중반까지 갈 거라는 의견을 많이 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100달러까지도 가능하다는 의견까지 나온 상태입니다. 지금이 이제 85달러에서 90달러 사이인데요.

우리 입장에서 보면 대체로 국제유가가 80달러 선을 넘기기 시작하면 주유소에서 느낌이 오는 수준이 됩니다.

"아 비싸다, 오르고 있다" 느낌이 오는데 지금 90달러 초중반대에서 100달러까지 거론되니까 걱정이죠.

그런데 이렇게 주요 산유국들이 앞장서서 기름값을 지금 올리고 있는 건 중국의 경기 침체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얘기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기름값은 경기가 좋아야 계속 오릅니다. 경기가 안 좋으면 공장도 좀 덜 돌리고 사람들도 덜 돌아다니고 아무래도 기름을 훨씬 덜 쓰게 되거든요.

그런데 세상에서 기름을 가장 많이 수입해 쓰던 나라 중국의 경기가 그만큼 심각해서 산유국들이 유가가 너무 떨어질까봐 미리 좀 올려놓으려고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번 유가의 상승세는 수요가 받쳐주지 않기 때문에 단기적이고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우리 입장에서 보면 단기라고 해봤자 일단 산유국들의 이 감산 기조가 연말까지로 못 박혔죠.

지금 정도 가격으로 겨울을 맞아도 겨울을 맞기 부담스러운 가격이고 전반적으로 물가에도 부담이 됩니다.

그런데다가 지금은 유류세 인하 조치가 연장 중입니다. 기름값이 이렇게 들썩이면 계속 유류세를 깎아줘도 기름이 비싸고요.

만약에 종료한다고 하면 체감 유가는 말할 것도 없이 성큼 더 오르겠죠. 

당분간 기름값은 이러나저러나 올해 2분기 같은 안정세를 기대하기는 좀 어려워 보입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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