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동네 골프장서 ‘빈곤 가상체험’ 이벤트...美사회 발칵

김혜선 2023. 9. 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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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부유한 도시'로 손꼽히는 시카고 북부 도시 '하이랜드 파크' 당국이 관내 골프장에서 '빈곤 가상체험' 이벤트를 연다는 소식에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 NBC 시카고 지부 등 언론은 오는 9일 하이랜드파크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빈곤 가상체험 이벤트'가 지역 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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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미국에서도 ‘부유한 도시’로 손꼽히는 시카고 북부 도시 ‘하이랜드 파크’ 당국이 관내 골프장에서 ‘빈곤 가상체험’ 이벤트를 연다는 소식에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하이랜드 파크의 빈곤 체험 이벤트 홍보 게시글. (사진=하이랜드 파크 공식 SNS)
6일(현지시간) 미 NBC 시카고 지부 등 언론은 오는 9일 하이랜드파크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빈곤 가상체험 이벤트’가 지역 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시는 사회복지 비영리단체 ‘얼라이언스 포 휴먼 서비시즈’·‘패밀리 포커스’, 모레인 타운십, 하이랜드파크 커뮤니티 재단 등과 함께 이 행사를 준비했다. 목적은 하이랜드 파크 내 마을 레이크 카운티에서 가난하게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주민들의 이해와 인식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 행사는 한 달 동안 참가자들이 ‘몰입형 경험’을 하며 빈곤 체험을 한다. 이벤트 설명 페이지에는 “참가자들은 자원이 부족하고 자신과 가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이쓴 어려운 선택을 강요당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게시물이 올라오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실제로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불쾌함을 넘어 모욕감을 줄 수 있는 이벤트라는 지적이다.

시 공식 SNS에 게시된 행사 홍보글에는 “그냥 ‘서민 체험 이벤트’라고 불러라. 카메라 앞에서나 거짓 동정심을 보여줄 것”, “돈 낭비일 뿐이고 가난한 미국인들의 뺨을 때리는 짓”이라는 등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육아 도우미가 오늘 아프고 내 페라리에는 카시트가 없다. 누가 이 행사에 날 데려가 줄 수 있느냐”, “나는 빈곤 가상체험을 위해 수돗물을 마시고 가정부를 해고했다. 난 이제 가난한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는 등 비꼬는 글도 다수 올렸다.

반발 여론이 일자 하이랜드파크 시 당국은 “빈곤 가상 체험 프로그램은 사회복지 전문가들에 의해 개발·시행되고 있다”면서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시카고에서 북쪽으로 약 40km 떨어진 미시간호변의 하이랜드파크는 유대계 인구가 전체의 3분의 1에 달하는 부촌이다. NBC방송 시카고 지부는 금융전문매체 ‘24/7 월스트리트’의 2021년 보고서를 인용, “하이랜드파크는 미국에서 가장 잘 사는 동네 중 한 곳이며 중위소득이 전국 평균치의 2배 이상”이라고 전했다.

김혜선 (hyese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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