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홍범도 흉상 역사학계와 논의 필요없다더니…독립운동사 전문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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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의 홍범도 흉상 관련 입장문에서 드러난 '역사 인식'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국방부가 자문을 구했다는 군사편찬연구소 내 독립운동사 전문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자들에게 배포된 '육사의 홍범도 장군 흉상 관련 국방부 입장'은 국방부 정책실이 군사편찬연구소의 간행물을 참고하고 군사편찬연구소 연구원들의 자문을 거쳐 작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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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계와 논의할 필요는 없다고 했지만
군사편찬연구소 내 독립운동사 전문가 없어
참고했다는 연구소 서적 저자도 이미 퇴직
의혹 제기한 부분도 역사학계와 시각차 커
국방부의 입장문과 군사편찬연구소의 발간물에 차이가 있는 점도 이런 이유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방부는 홍범도 장군이 1921년 6월 러시아공산당 극동공화국 군대가 자유시에 있던 독립군을 몰살시켰던 자유시 참변에 개입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독립군 측이 400명에서 600명까지 사망하였고, 약 500명이 재판에 회부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군사편찬연구소가 2017년에 발간된 ‘독립군과 광복군, 그리고 국군’에 따르면 가해자 측은 사망자 36명, 포로 864명으로 추산했고, 피해자 측은 피살, 익사, 행불자 포함해 약 600여명, 포로 917명이라고 주장했다. 책에는 피해자 측 추산이 과장됐다고 설명했고 행불자를 포함한 수치이기도 하지만 국방부 입장문에는 이런 점을 기재하지 않은 채 사망자가 600명 가까이 된다고 밝힌 것이다.
국방부는 홍범도 장군의 공산주의 이력과 자유시 참변 개입 의혹을 부각했지만 역사학계와의 시각차가 크다. 국방부는 홍범도 장군이 자유시 참변 당시 독립군 무장해제를 주장하는 편에 섰다고 했지만 독립운동사를 연구해온 임경석 서강대 사학과 교수는 “자유시 사변은 고려혁명군과 대한의용군이라는 독립군 사이 내분이고 홍범도 장군의 부대는 독립군 통합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고려혁명군을 지지했지만 반대세력인 대한의용군을 무장해제시키자는 의견에는 명확히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의 입장문이 역사학계의 비판을 받는 까닭도 전문성이 결여된 채 작성됐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지적에 대해 국방부는 “군사편찬연구소에 독립운동사 분야 전문연구자는 없으나 군사사 연구편찬을 전문으로 하는 연구자들이 홍범도 장군의 행적에 대한 여러 관련 자료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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